[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서울시청 앞 스케이트장이 3~4일 중 1번 꼴로 문을 닫고 있다. 겨울철 나들이를 즐기려던 시민들은 언제 문을 여는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다.
2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이번 2017~2018 시즌에 대기질 악화와 우천 때문에 9일에 걸쳐 57회 동안 운영을 중단했다.
하루 중 일부라도 운영을 중단한 일자를 보면, 개장 다음날인 작년 12월23일과 24일, 29일, 12월30일, 올해 들어 지난 15~18일, 20일이다. 미세먼지 개장일로부터 이날까지는 31일이 흘렀으며 이 중 운영 중단 일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29%에 이른다. 스케이트장 종료일은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일까지 35일이나 남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수록 폐쇄 일수 기록은 점점 갱신될 전망이다.
지난 2004년부터 문을 연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우천을 제외하고는 폐쇄할 이유가 거의 없었지만, 2012년부터 통합대기환경지수가 일정 수준으로 악화될 때 운영을 중단시켜왔다. 이번 시즌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등으로 기준이 더 엄격해져 문을 닫는 일이 이전보다 더 잦았다.
2012~2013 시즌에는 총 51일 운영하는 동안 11.7%에 해당하는 6일을 중단했다. 2013~2014 시즌은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에 맞춰 70일이나 문을 열었지만 5일 밖에 폐쇄하지 않아 폐쇄율 7.1%를 기록했다. 2014~2015 시즌에 문을 닫은 기간은 총 52일 중 이틀로 3.8%, 2015~2016 시즌은 56일 중 사흘로 5.3%이었으며 2016~2017 시즌은 탄핵 촛불 시위 영향으로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
회차별로 봐도 이번 시즌의 운영 중단 57회는 유난히 길어보인다. 미세먼지 기준이 강화되면서 하루 종일 폐쇄하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 지난 17~18일, 통합대기환경지수가 나빴던 작년 12월30일, 비가 내리던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시민들이 스케이트장에 한발짝도 들여놓을 수 없었다. 나머지 연도들을 보면 2012~2013 시즌 14회, 2013~2014 시즌 13회, 2014~2015 4회, 2015~2016 시즌 7회에 그치며 하루 내내 중단한 적도 없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의 운영 시간은 1시간당 1회차로 평일은 총 하루 8회차, 주말 9회차다.
연이은 운영 중단과 재개로 인해 시민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사이트에는 스케이트장이 여는지 여부를 묻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날은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을 기록할 정도로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운영 여부를 물어보는 시민이 있을 정도다. 스케이트장의 한 요원은 "원래 운영 여부를 묻는 민원은 별로 없지만, 최근 1주일 사이에 스케이트장이 문을 계속 닫으면서 문의가 유독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민의 건강과 편의성을 다 충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운행을 강행해 시민의 건강을 해치는 일은 없으며, 중단할 경우 시민의 불편함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12월29일 어린 아이가 서울 시청광장 스케이트장 운영중단 안내문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