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대한애국당 등 보수 단체가 서울역광장에서 인공기를 태우는 화형식을 감행해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남대문경찰서는 화형식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에 혐의를 두고 채증 자료 등에 기반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22일 밝혔다.
대한애국당을 비롯한 보수단체들은 오전 11시쯤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반대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원진 애국당 대표 등은 "평창올림픽이 북한 체제를 선전하고 북핵을 기정사실화하는 '평양올림픽'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체성이며 상징인 태극기를 없애고 북한 응원단과 북한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을 한다는 것은 강원도민과 평창주민의 땀과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11시5분 현송월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등 북측 예술단 파견 사전점검단이 서울역에 도착할 때쯤에 토치를 꺼내 한반도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 인공기를 태우는 화형식을 벌였다. 경찰이 소화기를 분사해 제지에 나서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있었다.
11시30분쯤 집회가 마무리된 뒤에도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격앙된 분위기였다. 한 여성 노인은 "나라가 북한에 넘어가게 생겼는데 경찰은 왜 우리를 방해하느냐"며 "계집 하나 오는 데 왜 온 나라가 난리냐"고 외쳤다.
이윽고 보수 단체가 동원한 차량 확성기에서 현 단장과 문재인 대통령 등을 욕하는 소리가 크게 나오자 지나가던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쳐다봤다.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불을 끄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지만 경미했다"며 "형사처벌할 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를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평창올림픽 반대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김정은, 한반도기, 인공기 화형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