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1. A씨는 레스토랑 주말 알바를 나가기 하루 전 금요일에 황당한 일을 당했다. 직원을 새로 구했으니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가 레스토랑에서 온 것이다. A씨는 장기간 근무를 약속하고 1개월 가량 일하고 있었으며, 별다른 해고 사유도 없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당장 다음달 생활이 걱정할 처지다.
#2. B씨는 아르바이트하는 PC에서 수시로 성희롱을 당하고 있다. 사장은 레이저 포인터로 신체부위를 가리키거나, "노출이 있어야 남자 손님이 많이 온다", "더우면 벗고 일하라"라고 말하기 일쑤다. 일을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손님 앞에서 욕설을 퍼붓고 모욕감을 주는 일은 기본이다.
아르바이트생이 이전보다 돈을 못 받는 일은 줄었지만, 부당대우나 부당해고 등 고용주의 태도로 인한 피해는 더 잦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의 아르바이트 관련 국민신문고 민원 1621건을 2013년 1월~2015년 11월과 비교 분석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작년까지 부당해고는 582건으로 35.9%를 차지해 알바생의 고충 중 1위에 올랐다. 뒤이어 임금체불이 34.1%인 553건, 부당대우 201건(12.4%), 최저임금 위반 124건(7.7%)의 순으로 나타났다.
업종이 명시된 민원 1090건 중에서는 일반음식점이 192건(17.6%)으로 가장 많았고 커피숍·제과점이 136건(12.5%), 편의점은 128건(11.7%)의 순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5년 분석 결과와 비교하면 알바생은 받아야 할 돈을 못 받는 일은 적어졌지만, 금전 이외의 피해를 더 겪는 모양새다. 부당해고는 119건에서 582건으로 5배나 불어났다. 전체 민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2%에서 35.9%로 7배에 가까워졌다. 부당대우도 119건에서 201건으로 증가세이며 비중도 4% 포인트 늘었다.
이에 반해 임금체불은 1552건에서 553건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으며, 비중도 68.5%에서 34.1%로 줄었다. 최저임금 위반 건수 역시 253건에서 124건으로 대폭 감소했고, 전체 민원에서의 비중 역시 4.5% 포인트 하락했다.
커피숍·제과점 관련 민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10.5%에서 12.5%로 소폭 증가했고 편의점은 7.7% 포인트 PC방은 5.7% 포인트 줄었다. 일반음식점과 패스트푸드는 변동 비율이 소숫점에 머물렀다.
월 평균 민원 발생 건수는 64.8건에서 67.5건으로, 방학기간 월 평균 민원발생 건수는 76.3건에서 77.1건으로 각각 늘었다.
임윤주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이번 민원분석 결과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거나 작성해놓고도 교부하지 않은 경우가 전체 민원의 42.6%나 된다”며 “구직자와 구인자 모두가 피해를 예방하고 권익을 보호받으려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서울의 한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 이용객이 무인주문시스템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