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아파트 경비원 등이 대폭 해고되는 등 후폭풍을 막기 위한 장관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영세업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3조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을 도입한 만큼 현장에서 실제로 신청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연일 장관들이 현장을 찾고 있지만 일자리안정자금 접수 실적은 미미하다는 데 있다. 이 자금을 신청하려면 고용보험을 들어야 하지만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와 근로자가 공동으로 금전적 부담을 져야 하는 만큼 4대보험 가입을 꺼리고 있는 탓이다.
16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각 부처에 "최저임금 인상을 안착시키는 데 총력을 다하라"며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자세히 설명하고, 정부가 마련한 제도를 적극 활용하도록 안내하고 지원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실제 각 부처 장관들은 최저임금 인상 대책을 알리고 설명하기 위해 연일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보름동안 세 번에 거쳐 최저임금 관련 현장을 찾았다. 올해 첫 날인 2일에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받는 곳을 방문했고, 5일에는 정부서울청사 인근 음식 문화거리를 둘러봤다.
15일에는 인천 가좌동 진주2단지아파트를 찾아 경비원과 입주민의 상생현장을 치하하며, 모범사례 확산을 바란다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도 같은날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와 수원 지역 미용실을 잇달아 방문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최저임금 인상의 안착을 위한 정부의 지원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그는 이번주부터 전기요금 고지서를 통해 제도를 안내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같은 장관들의 홍보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자리안정자금 접수 실적은 저조하다. 실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점주 및 고용주 18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보면 일자리안정자금에 대해서는 10명 중 6명이 알고 있었지만, 4대보험 등 까다로운 가입조건 때문에 지원을 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자리 안정자금'에 관해서는 '신청한다'고 답한 사업주가 48%였지만 '신청하지 않는다'도 23%나 됐다.
고용부에 따르면 15일까지 접수된 일자리안정자금 신청 사업장은 1830곳, 대상 근로자는 3763명이다. 정부는 30인 미만 사업장 172만여곳 중 한달에 190만원 미만을 받는 근로자를 둔 100만여곳이 일자리안정자금 신청 대상이라고 보고 있는데 일자리 자금 신청 대상자 중 0.18%만 신청한 현 상황에 직면했다.
정부 관계자는 "1년 동안 1번 신청하면 되는 만큼 초반 수치로 실적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급여를 월말 이후 지급하는 경우가 많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신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부처 장관들이 최저임금 인상 대책을 알리고 설명하기 위해 연일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16일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중소기업을 방문해 최저임금 인상 안착을 주문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