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LG이노텍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애플향 듀얼 카메라모듈과 3D 센싱 모듈 공급확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폭으로 향상됐다. 다만 올 상반기에는 애플의 아이폰X 판매 둔화로 실적 기대치가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LG이노텍은 23일 지난해 4분기 매출액 2조869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3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9% 오른 1412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6414억원, 29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2.8%, 영업이익은 182.9% 증가했으며 사상 최초로 매출 7조원을 넘어섰다.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이다. 광학솔루션사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6785억원으로 2016년 대비 62% 증가했다. LG이노텍은 애플 신제품에 듀얼 카메라 모듈, 3D 센싱 모듈뿐만 아니라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등 부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LG이노텍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50~55% 수준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해외 전략고객의 신모델 본격 양산으로 카메라모듈 등 초정밀, 고성능 부품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며 "중화권 고객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듀얼 카메라모듈 공급이 확대되며 매출 증가 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 상반기는 지난해와 달리 애플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애플의 아이폰X 판매 부진에 따라 부품사의 상반기 주문량 감소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포브스 등 외신은 애플에 정통한 KGI증권 밍치 궈 애널리스트가 내놓은 보고서를 인용해 "아이폰X의 판매 부진에 따라 올여름 아이폰X을 조기 단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애플 전문가인 로젠블라트증권의 준 장 애널리스트도 "애플이 4∼6월 아이폰X 생산량을 많아야 1000만 대로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아이폰X 부품 주문량이 3개월 전 예상됐던 3000만대 수준에서 현재 20% 정도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X 출하량 감소를 반영해 LG이노텍의 올 상반기 3D 센싱 모듈 매출액은 6740억원에서 5390억원으로 20%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며 "(애플이)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조정시 부품 업체들에 대한 판가 인하 압력이 강해진다는 점도 추가적인 잠재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LG이노텍의 파주 LED 공장 모습. 사진/뉴시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