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중국서 큰 타격을 입는 등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목표도 100만대 가량 미달됐다. 이에 올해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70만대 낮춘 755만대로 잡았다. 올해는 현대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와 기아차의 첫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스팅어’ 등이 해외에서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 이들 신차들이 현대·기아차의 올해 해외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25일 컨퍼런스콜 행사를 열고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액 96조3761억원, 영업이익 4조57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 증가했지만, 영엽이익은 11.9% 하락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5조9185억원)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기아차는 매출액 53조5357억원, 영업이익 66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통상임금 판결에 다른 1조원 가량의 비용 반영으로 전년 대비 73.1% 하락했다.
현대·기아차의 발목을 잡은 중국의 판매량 하락이 가장 치명타를 입혔다. 여기에 미국 시장에서의 고전은 현대·기아차를 더 압박했다. 이에 현대차는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판매와 생산, 그리고 수익성을 통합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고객의 요구와 시장의 변화에 유연한 대응하고 고객과 시장 중심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에 더해 기아차는 통상임금 관련 1조원을 감안해도 영업이익 2조4614억원을 기록했던 2016년보다 크게 하락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판매량 부진으로 올해 판매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다. 양사는 올해 판매목표를 총755만대(현대차 467만5000대, 기아차 287만5000대)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제시한 825만대보다 8.4% 낮아진 수치다.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제시한 판매 목표량은 사상 최대치였다. 이 때문에 지난해 판매량 달성율도 어느 때보다 부진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8% 감소한 725만1013대를 판매해 목표량 대비 100만대 가량을 팔지 못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신차 등으로 반등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소형 SUV 코나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과 유럽 시장에 팔리기 시작했고, 제네시스 라입업 막내 모델인 ‘G70’도 올해 초 미국과 러시아 등 해외 주요 시장에 본격 판매될 예정이다. 여기에 현대차는 올해 출시 예정인 신형 싼타페를 국내는 물론 미국과 중국에도 출시해 판매량 회복에 나설 방침이다. 기아차의 소형 SUV 스토닉과 스포츠 세단 스팅어가 지난해 12월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본격 판매에 들어가면서 올해 판매량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 수요의 저성장이 전망되지만, 고객 선호도가 높은 SUV 등 다양한 신차 출시와 신시장 개척을 통해 위기 상황을 유연하게 극복해 나갈 예정”이라며 “아울러 미래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자동차산업 혁신을 주도해 나가기 위한 준비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