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전년보다도 매출은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했다. 주 원인은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중국시장에서의 판매량 급락과 연중 지속된 원화 강세까지 더해 악재가 겹쳤다. 현대차는 올해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보다 민첩하게 대응해 수익성 향상을 도모할 계획이다.
25일 현대차는 2017년 매출액 96조3761억원, 영업이익 4조57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 증가했지만, 영엽이익은 11.9%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5조9185억원)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시장은 중국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판매량 하락은 현대차의 발목을 잡았다. 현대차의 지난해 중국 전체 판매량은 78만5006대로 전년과 비교해 무려 31.3%나 줄었다. 11월과 12월 판매량이 다소 회복되면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연간 100만대 판매량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하락이 현대차를 또 다시 주저앉혔다. 현대차의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량은 2016년보다 11.5% 감소한 68만5555대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중국시장 판매량 하락보다 회복세 기미가 보이지 않는 미국시장 판매량 하락을 더 걱정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현대차는 가장 먼저 미국에서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판매와 생산, 그리고 수익성을 통합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고객의 요구와 시장의 변화에 유연한 대응하고 고객과 시장 중심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차는 아울러 양적 성장에 치중하기 보다는 책임경영을 통해 경영환경 변화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함과 동시에 미래 핵심 기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자동차산업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착실히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미래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자동차산업 혁신을 주도해 나가기 위한 준비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코나와 G70 등 신차 출시를 통해 새로운 차급에 성공적으로 진출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판매 2위를 달성하며 미래 성장동력의 초석을 다졌다”며 “올해 자동차 수요의 저성장이 전망되지만, 고객 선호도가 높은 SUV 등 다양한 신차 출시와 신시장 개척을 통해 위기 상황을 유연하게 극복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