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중견 조선업계에 대한 실사 결과가 이르면 다음달 초 발표될 전망이다.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등이 생사 기로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두 조선사는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지연 등으로 수주활동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회계법인 삼정KPMG는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실사팀은 최근 두 곳에 대한 현장 실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실사는 정부가 중견 조선업계에 대한 구조조정 방향을 결정하기 이전에, 기존 금융 논리와 더불어 산업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선업계 입장을 반영해 결정됐다. 지난해에 이은 재실사로, 금융기관들이 실사 이후로 RG 발급을 연기하면서 사실상 수주활동 자체가 멈췄다. RG는 조선사가 계약한 선박을 기한 내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때 발주사의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환급하는 일종의 보증 제도다.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조선소 전경. 사진/각 사
STX조선해양은 이달 현재 모두 4척에 대한 RG 발급이 중단됐다. 지난해 7월 그리스 선사 오션골드로부터 수주한 중형 탱커선의 옵션 계약분 2척의 RG 발급 기한은 지난 26일까지였다. STX조선해양은 선사에 요청해 RG 발급 기한을 실사 결과 발표 이후로 연기했다. 앞서 기본 계약분 2척에 대한 RG 발급도 지연돼 수주 계약 자체가 취소될 위기로 몰린 바 있다. STX조선해양은 그리스의 또 다른 선사 판테온과 계약한 선박 2척에 대한 RG도 받지 못하고 있다.
중견 조선업계는 RG 발급과 더불어 일체의 영업활동도 사실상 제한됐다. 중견 조선업계에 대한 정부의 구조조정을 앞두고 선사들도 계약을 망설이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지난해 그리스 선사 키클라데스로부터 11만5000DWT급 원유운반선 5척을 수주한 이후 아직 추가 수주가 없다. 유일하게 남은 일감인 이 선박들마저 선사 요청으로 건조를 실사 이후로 중단한 상황. STX조선해양 역시 추가 수주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달 중 실사 결과가 나오면 중견 조선사에 대한 생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이 기간 수주 영업이나 RG 발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