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제약기업 전문약 실적 희비

화이트생명과학 155억원 선전…안국·제일·SK 실적 '미진'

입력 : 2018-01-29 오후 5:18:32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최근 5년 안에 설립된 신생 제약기업의 전문의약품 실적이 엇갈렸다. 전통 제약사가 분업화·전문화를 위해 신설한 계열사의 처방액은 고전한 반면 의약품 제조업에 뛰어든 창업기업이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선전했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의약품 제조로 승인받은 업체는 2012~2017년 120개사에 달한다. 의료용 가스취급업체와 한약재 제조업체를 포함해 사업다각화를 위해 일단 의약품 제조업을 등록해 놓은 기업이 다수다. 실제로 의약품을 개발해 허가받은 업체는 21개사에 불과했다.
 
제약업계는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영업 기반을 갖춘 전통 제약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유한양행, 녹십자, 광동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 등 제약사들이 상위권에 올랐다. 의약품 임상·허가, 공장인증 등 기반 시설을 갖추는 데 상당한 기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지만 해당 기간 동안 수익이 없어 자본력을 갖추지 못한 신생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더욱이 브랜드 인지도가 의약품 처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존 제약사와 영업 경쟁에서도 살아남기 쉽지 않다.
 
제약업계 드물게 신생 창업기업 화이트생명과학은 의약품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제조업 인증을 받고 업력 5년만인 지난해 처방액(유비스트 기준)이 155억원에 달했다. 의약품(복제약)을 개발해 허가를 획득하기까지 1~2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생기업이 상당히 선전한 셈이다. 대체로 소규모 신생 제약사들이 자체 영업 인력을 갖추기 어려워 외부 영업대행업체(총판, CSO)를 이용하는 것과 달리 화이트생명과학은 자체 영업망 구축에 주력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각각 2013년과 2014년 승인된 오스코리아와 이든파마가 지난해 49억원, 56억원의 처방액을 올려 선전했다. 의약품 제조 등록 이듬해부터 제품 라인이 늘어나면서 매출도 서서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전년비 성장률은 오스코리아가 207%, 이든파마가 143%에 달한다.
 
이들 신생 창업기업과 달리 전통 제약사가 설립한 계열사는 여전히 부진한 양상이다. 안국약품이 2016년 설립한 안국뉴팜은 지난해 처방액이 5억8000만원에 그쳤다. SK케미칼이 2015년 혈액분획제제 부문이 분사해 설립한 SK플라즈마도 전문의약품 실적이 600만원에 불과하다. 양사는 사업 초기여서 의약품 개발과 기반시설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제일약품이 같은 해 설립한 제일헬스사이언스는 2억4000억원을 기록했다. 일반의약품 사업이 주력이어서 전문의약품 매출이 크지 않다.
 
화장품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방식)으로 유명한 코스맥스의 계열사 코스맥스바이오는 건강기능식품이 주력사업이었으나 사업다각화를 위해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의약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제품 허가를 대거 늘려 위수탁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전문의약품 처방액은 7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가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으면 사업다각화를 위해 제약업에 진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제약업계에 비용절감을 위한 분업화가 확대되면서 R&D 전문업체, 복제약 개발 업체 수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제약산업에서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의약품 연구 개발과 R&D 재투자가 중요하다"며 "단순 사업 진출로는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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