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LG화학(051910) 당뇨치료제 '제미글로'가 역대 국산 전문의약품 연매출 2위에 올랐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글로벌 기업만 기록한 '신약 1000억원' 타이틀에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도전하고 있다.
1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LG화학 '제미글로(복합제 포함)' 브랜드의 2017년 처방액은 738억원으로 전년(557억원)비 32% 증가했다. 제미글로는 국산신약 19호로 2012년 출시됐다. 처방액은 2013년 55억원, 2014년 134억원, 2015년 276억원으로 매년 빠르게 성장했다. 2013~2017년 연평균 성장률은 91%로 달했다. 출시 이후 누적처방액은 1761억원이다.
역대 최대 연매출을 올린 국산 전문의약품은
동아에스티(170900) 위염치료 천연물의약품 '스티렌'이다. 유비스트 기준 스티렌은 2011년 903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128940) 고혈압 치료 개량신약 '아모잘탄'이 2012년 72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상위 20위 안에 전문의약품은 대부분 글로벌 신약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산신약은 29개, 개량신약은 60개가 허가를 받았다.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며 상업적으로 성공한 제품은일부에 불과하다. 낮은 혁신성과 처방을 유도할 근거자료 부족으로 글로벌 신약과 경쟁에서 밀린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제미글로의 성공은 혁신성과 진보성을 확보한 신약이기 때문이다. 경쟁제품과 달리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아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국내외 임상시험을 실시해 우수한 혈당 조절작용 효과를 입증했다. 당뇨 시장 강자인 대웅제약이 2016년부터 제미글로 공동판매에 나서 매출 성장세에 힘을 보탰다.
회사는 스티렌이 세운 900억원뿐만 아니라 국산의약품 최초 연매출 1000억원 달성에도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1000억원대 의약품은 제약업계에서 초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여겨진다. 1000억원을 돌파한 전문의약품은 BMS의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와 '비리어드', 화이자의 '리피토' 3개 제품뿐이다. 최대 실적 전문의약품은 바라크루드가 2012년 세운 1715억원이다.
글로벌 신약과 경쟁할 만큼 제약업계 R&D가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신약 개발 성공에 의의를 둔 과거와 달리 초기 신약후보물질 탐색 단계부터 상업적 가치를 염두하는 방식으로 R&D 전략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의료진의 처방을 유도할 만한 진보성과 혁신성을 갖춰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글로벌 신약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LG화학은 제미글로로 국내에서 나아가 해외에서도 성공하겠다는 목표다. LG화학은 2013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와 80여개국에 대한 제미글로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미글로는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가장 성공한 국산의약품 가운데 하나"라며 "글로벌 신약이 주도하는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국산 제품이 저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