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박카스' 등 일반의약품 회사인 동아제약이 전문의약품 허가를 줄줄이 받고 있다. 그룹에서 전문의약품 사업 담당하는 동아에스티(170900)가 이미 같은 약을 판매하고 있어 이른바 '쌍둥이약' 전략을 통해 판매망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천연물의약품 '동아제약유파'를 지난 5일 허가받았다. 동아제약유파는 동아에스티의 스테디셀러 전문의약품 '스티렌(130억원)'과 동일한 제품이다. 제품명만 바꿔 오리지널약 2개를 동시에 파는 셈이다.

 

1932년 설립된 옛 동아제약은 2013년 지주사 전환을 완료했다.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중심으로 사업회사인 동아에스티와 동아제약으로 분할했다.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사업을 분리해 각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동아제약은 149개 제품의 허가권 보유하고 있다. 자양강장제 '박카스' 등 일반의약품이 84개로 가장 많고, 구강청결제 '가그린' 등 의약외품이 54개로 뒤를 잇는다. 2017년 11월부터는 전문의약품 허가도 늘려가고 있다. 2018년 2월7일 현재 총 전문의약품 11개 제품을 승인받았다. 이들 전문의약품은 모두 동아에스티가 이미 허가를 받은 주력제품이다.

 

동아제약의 '동아제약클로피도그렐황산수소염'과 '투리온'은 각각 동아에스티의 '플라비톨(277억원)', '타리온(226억원)'의 쌍둥이약이다. '동아제약엔테카비르'도 동아에스티 '바라클(56억원)'과 동일성분 제품이다. '동아제약도세탁셀무수물주사액'과 '모노탁셀주사액(70억원)', '동아제약에리스로포이에틴주'와 '에포론주(20억원)'도 같은 제품이다.

 

쌍둥이약은 생물학적동등성시험(복제약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는 복제약과 달리 동일 제조소와 기술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또다른 오리지널약으로 여겨진다. 오리지널약을 두개 팔 수 있어 영업과 마케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한 제약사가 동일한 약 2개를 파는 것은 금지된다. 약사법에 따르면 동일 성분 의약품은 1개소가 1개 제품만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를 통하면 동일 성분 약을 2개 허가받을 수 있다. 동아에스티와 동아제약의 법인이 서로 달라 약사법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지부구조에 있지만 개별 제약사로 인정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쌍둥이약 발매는 복제약 시장 방어나 영업력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제약업계 대세로 자리잡았다"며 "동아에스티 제품은 자체적으로 영업을 하고 쌍둥이약은 동아제약이 직접 영업이나 외주 위탁영업 등 다각도로 검토할 수 있어 전문의약품 매출 신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