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고혈압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던 4대 복합제(트윈스타, 아모잘탄, 엑스포지, 세비카)의 매출이 줄줄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제만 처방하던 시대에서 복합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지만 후발제품 등장에 하락세다.
8일 업계에 다르면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2007년 2제(2종) 고혈압복합제 '엑스포지'를 국내 최초 발매했다. 이후 한미약품 '아모잘탄(2009년)', 베링거인겔하임 '트윈스타(2010년)', 다이이찌산쿄 '세비카(2010년)' 등이 출시돼 4개 제품이 고혈압치료제 시장을 주도했다.
이들 치료제는 ARB 계열과 CCB 계열 단일제 2개를 결합한 복합제다. 혈압상승에 관여하는 앤지오텐II신수용체의 결합을 억제하는 앤지오텐II신수용체차단제(ARB)와 혈관을 확장시키는 칼슘길항제(CCB)를 복합했다. 복합제는 복약 편의성이 높고 우수한 혈압 강하 효과로 2014년부터 고혈압치료제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2013년 전체 고혈압치료제 시장에서 20% 안팎의 차지하던 2제 고혈압복합제 비중은 지난 2016년 30%를 넘어섰다.
고혈압복합제가 성공하자 이를 벤치마킹한 치료제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현재 출시된 2종 고혈압복합제는 180여개에 달한다. 경쟁 심화로 4대 고혈압복합제의 매출도 감소했다. 제품별로는 선두제품인 베링거인겔하임이 전년 대비 16.9% 감소한 812억원을,
한미약품(128940) '아모잘탄'과 노바티스 '엑스포지'는 5.4%, 5.8%씩 줄어든 640억원, 623억원을 기록했다. 다이이찌산쿄 '세비카'(429억원) 역시 5.5%의 매출 하락률을 보였다.
잇따른 후속제품 출시로 인한 시장 포화뿐만 아니라 2제 결합에서 나아가 3제(3종) 복합제 등장도 매출 감소의 요인이다. 편의성을 높인 3제 복합제가 고혈압치료제 시장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다이이찌산쿄, 한미약품, 일동제약 등이 3제 복합제로 허가를 받았다. 유한양행과 보령제약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복합제의 경우 나눠 복용하던 각각의 약을 한 번에 복용 가능한 편의성이 있지만 약효는 동일하다"며 "몇 개의 약제를 복합하든 기존 제품의 시장을 나눠갖는 구조인 만큼 3제 복합제의 출현은 2제 복합제 매출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