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한국 수출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이 글로벌 선두 위치를 굳히기에 나선다. 정부는 차세대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삼성전자 등 업계도 80조4000억원을 투자해 중소·중견기업과 함께 장비·소재 국산화에 나선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백운규 장관 주재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전략 발표 및 상생발전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진교영 삼성전자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등 업계 관계자도 참석했다.
백 장관은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어 업계가 선제적으로 대응해 주길 바란다"며 "정부도 미래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날 산업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후발국과 5년 격차를 유지하고, 선진국과 5년 격차를 극복한다는 의미를 담은 'GAP 5' 전략을 발표했다.
현재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한국 기업이 선도하고 있지만 장비와 소재 등 후방산업은 미국 일본 유럽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국산화율도 낮은 상황이다. 또 중국 등 경쟁사의 추격도 빨라지고 있어 주력 제품인 메모리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이후의 새로운시장 개척 필요성도 제기돼 왔다.
이에 산업부는 먼저 신기술 개발을 집중 지원한다. 기존 반도체의 1000분의 1에 불과한 전력으로 1000배의 성능을 내는 반도체를 개발하는 '2K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신소재와 나노 단위를 초월하는 극미세 공정기술을 연구한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20% 이상 신축이 가능한 차세대 플렉시블 패널을 개발하고, 소재 사용량과 공정시간을 각각 60%, 50% 줄일 수 있는 프린팅 방식의 생산체계를 구축한다.
정부는 올해 안에 국가 연구개발 과제를 위한 예산책정과 사업선정을 마치고 개발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또 신시장 창출을 위해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자동차·가전·에너지·바이오·기계 등 5대 수요산업과 공동 연구개발, 해외진출 등 연계를 강화한다. 이를 통해 3% 수준인 시스템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을 2022년까지 6%로 확대하고, OLED 수출을 2017년 85억달러에서 2022년 255억달러로 3배 늘린다는 목표다.
디스플레이는 장비·소재 국산화율을 각각 70%, 30%에서 2022년 80%, 50%로 높이고 세계 1위 수준의 장비·소재 기술 4개(현재 0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매출 1조원 이상의 '월드챔프' 장비기업 8개를 육성할 방침이다.
장비·소재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5년동안 총 2조원 규모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2.0'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 자금 1조원 대출, 정부와 대기업 1대1 매칭을 통한 석·박사 인력 2000명 양성, '반도체 성장펀드' 2000억원 추가 조성 등도 추진한다.
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전략 발표 및 상생발전위원회 출범식에서 MOU체결식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좌측부터 진교영 삼성전자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 백운규 산업부 장관,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