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지난해 말 보합세를 보이던 D램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D램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성장세에는 못 미치겠지만 올해 D램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30% 증가하는 완만한 성장을 전망했다. 이에 전세계 D램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출하량을 늘리는 동시에 생산 효율을 높이는 방안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
18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DDR4 4Gb 512Mx8 2133㎒ 기준) 평균가격(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말 3.81달러로 전월말 대비 6.13% 상승했다. 지난해 11·12월 말 3.59달러로 보합세를 보이며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D램 가격이 다시 급등한 것이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말의 평균가격인 2.69달러와 견주어 보면 1년 만에 41.6%나 상승한 수치다.
D램익스체인지는 D램 가격이 상승한 배경에 대해 "PC D램 시장에서 여전히 견조한 수급을 나타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서버 D램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전체 D램 시장에서는 눈에 띄는 캐파(생산능력) 확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기술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가격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전세계 D램 시장이 완만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전세계 D램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30% 증가하며 9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D램 시장 규모가 2016년 대비 76% 늘어난 데는 미치지 못하지만 올해도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힘입어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얘기다.
이는 성수기에 진입한 PC D램 시장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서버 D램을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 북미의 인터넷 기업 빅4가 데이터센터용 서버를 확충하면서 1분기 서버 D램 제품의 가격이 전 분기보다 3∼5% 정도 인상될 것으로 분석됐다. 모바일 D램의 경우 기대에 못 미치는 스마트폰 판매량과 낸드플래시 가격의 하락으로 수요가 영향을 받고 있지만 1분기 3%가량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점쳐졌다.
삼성전자의 8GB LPDDR4 모바일 D램. 사진/삼성전자
호황기가 지속되는 D램 시장을 잡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낸드플래시에서 D램으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평택공장 상층부를 낸드플래시 중심에서 D램 중심으로 공정을 전환하고 있다. 현재 평택 반도체 공장의 2층 일부 공간에는 D램 생산을 위한 장비들이 입고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이천공장의 M14 2층에 낸드플래시 중심에서 일부 D램 라인으로 공정을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 전환이 완료될 경우 M14라인에서 D램 웨이퍼 기준 2만장이 증설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 증대에 나서고 있지만 D램 공급이 수요를 충족할 만큼 늘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클라우드 인프라 조성을 위한 데이터센터,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채굴 관련 반도체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올해도 D램은 탄탄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