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의원 출마를 희망하는 후보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국회에서 선거구 획정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서다.
국회는 인구변화 등을 감안, 선거법 개정을 통해 광역의원 선거구와 의원정수, 기초의원 정수 등을 결정한다. 하지만 여야가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선거구 획정도 계속 늦춰지고 있다. 광역의원, 기초의원 및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등록이 내달 2일로 예정돼 있는 걸 감안하면 후보들은 자신의 지역구도 모른 채 선거운동을 하게 생겼다.
지방의회 진출을 준비 중인 한 인사는 “나도 국회에 있어봐서 흐름을 읽을 수는 있지만, 소위 맨땅에 헤딩한다는 게 이런 것 같다”며 “잘 알겠지만, 다들 높은 분들인데 누구한테 야속하다는 말이라도 하겠냐”고 토로했다. 그는 “(정치권도) 다들 밥그릇 지키기에 힘쓰느라 고생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헌정특위)가 광역의원 증원은 불가피하다고 공감대를 형성했음에도 ‘지역’이나 ‘증원 규모’ 등에 대한 접점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여전하다.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여야 간사는 이날도 추가 협의에 돌입했으나, 여전히 이견을 노출하는 등 진통을 이어갔다.
헌정특위 정치개혁소위원장인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민주당과 한국당 두 당이 사실은 각자의 주장만을 거듭하면서 교착상태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며 “좀 더 통 큰 마음을 갖고 결단을 통해 이 부분이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헌정특위 위원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여야 간사 합의가) 안 되면 전체회의에서 결정해 표결하자”며 “(간사 합의가) 법정시한을 넘기면 상임위에서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여야가 협상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만큼 20일이나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선거구가 정리되지 않은 가운데 내달 2일 기존 선거구에 맞춰 예비후보자 등록을 실시하면 이후 선거구가 조정될 경우 일부 지역에서 공고한 선거비용을 다시 산정해 공고해야 하는 등 선거 일정 차질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20일 본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을 위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하지 못할 경우 내달 2일로 예정된 예비후보등록 개시일을 미루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민개헌정치개혁대구시민행동과 정치개혁광주행동 회원들이 19일 광주 서구 화정동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신인과 소수정당의 의회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기초의원 선거구를 3~4인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