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형제·자매, 한 어린이집 다니는 방안 검토"

'82년생 김지영'들 고민 듣는 '타운홀 미팅'서 밝혀

입력 : 2018-02-26 오후 4:37:29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양육 부담에 지친 부모들과 집값을 걱정하는 예비 신혼부부 등 '82년생 김지영'들이 서울시에 고민을 털어놓았다.
 
서울시는 시민청에서 신혼부부, 미·비혼 남녀, 학부모 등 60명과 함께 '김지영에게 다시 듣는다 타운홀 미팅'을 26일 오전 진행했다.
 
서울시는 지난 20일 발표한 주거·양육 지원 정책인 '청년의 사랑에 투자하는 서울' 계획을 이날 다시 설명했다. 청중들은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털어놓으면서 서울시가 계획을 어떻게 다듬어야 할지 방향을 제시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왕혜진씨는 "방학이 되니 민간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기 쉽지 않아, 1시간 거리 친정에 아이를 데려다주고 있다"며 "국공립집 어린이집 선정은 꽤나 까다롭게 하는데 원장이나 교사를 뽑을 때에도 암행감찰 등의 절차로 자질 좋은 사람을 뽑아달라"고 요구했다.
 
자신을 경력단절 여성으로 소개한 7살과 4살 아이의 학부모는 "경력단절과 육아를 계속 반복하면서 정규직을 그만두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다"며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파트타임 일자리를 얻어도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고, 내년에는 큰 아이가 학교에 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육아휴직을 쓴 남성들이 보육 고민을 말할 때는 격려하는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아들 2명을 돌보고 3월초 일터로 복귀하는 한 남성은 "국공립 어린이집 입학을 신청했는데 첫째는 당첨되고, 둘째는 되지 않았다"며 "아내와 저 모두 아침 7시에 출근해야 하고, 두 어린이집으로 아이들을 태워다줘야 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청중의 고민을 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의 주거·양육 지원 정책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더 확대할 계획"이라며 "형제자매가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도록 입학 가점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시민청에서 '김지영에게 다시 듣는다 타운홀 미팅'을 하기 전 유모차를 끌고 온 여성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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