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27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방남계기 접촉과 관련해 “김 부위원장과 합의를 이끌어 냈거나 뭔가 안을 만들어 북쪽이나 미국 쪽에 전달한다든지 할 상황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대화를 위한 여러 가지 조건들, 그리고 북미대화를 위해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하는지 이야기가 오고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미간) 중매를 서는 입장”이라며 “양측의 입장을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 파트너에게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또 북측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보고, 우리가 아는 미국의 입장을 전달하는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북측 대표단의 이야기를 종합해 우리도 분석을 해야한다”며 “분석이 이뤄지면 우리 동맹국들, 미국 등에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북측 대표단이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왔느냐’는 질문에 “그 정도는 아니었다”며 “북측이 우리 이야기를 듣고 결정해서 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돌아가서 보고하고, 그쪽 나름대로 정리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며 “우리와 1단계, 2단계, 3단계 뭐 이런 것을 합의하러 온 방남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북미대화를 위한 방법론’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으로 이거다 저거다 이야기가 나왔을 것 같진 않다”며 “이렇게 가면 분위기 부드러워지지 않겠느냐는 차원의 이야기가 오고 갈수는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나 '미국도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전제를 100%로 하면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렵지 않겠느냐”며 “서로 조금씩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대화가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대화와 관련 ‘적절한 조건’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대화를 시작하려면 탐색적 대화를 하더라도 서로 간 어느 정도 분위기를 맞춰가는 게 좋다”면서 “양측의 대화를 좀 더 매끄럽게 할 방안을 찾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계기로 남북대화가 상당부분 정상화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여정 특사와 김영남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개막식에) 왔다갔고, 대남대미 정책을 총괄하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폐막식에) 왔다갔다”며 “대화 통로가 열려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