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지난해 국내 주요 상위 제약사들이 나란히 외형 확대 기조를 이어간 가운데 수익성은 엇갈렸다. 외형만 커진 채 영업이익은 뒷걸음질 친 곳이 있는가 하면, 견조한 성장 또는 폭발적 영업이익이 돋보이는 곳도 존재했다. 매출 성장이라는 공통분모 속 엇갈린 희비는 상이한 사업구조에 기인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000100)과
광동제약(009290)은 지난해 1조4622억원, 1조141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연간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10.7%, 8.1%씩 오른 수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978억원, 357억원에 그치며 9.3%, 19.5%씩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가뜩이나 상대적으로 수익성 낮은 매출구조 속 자회사 순이익 악화로 인한 지분법 이익 감소,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손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유한양행의 전체 매출 가운데 70% 가량은 상품매출이다. 도입약은 글로벌 제약사 개발 의약품을 국내에 유통하는 만큼 자체개발 신약 또는 개량신약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
광동제약 역시 의약품 대비 수익성이 떨어지는 식음료 및 MRO 사업의 높은 비중을 유지한 한편, 판매관리비용이 증가하며 영업이익 측면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광동제약 매출 가운데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에 불과하다.
GC
녹십자(006280)는 매출액 1조2879억원, 영업이익 901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15.1%씩 성장하는 데 성공, TOP3 제약사의 체면을 지켰다. 주력인 혈액제제 및 백신 사업 호조에 수출 실적까지 증가한데다, 판매관리비율(21.5%)을 전년 대비 1.3%p 낮추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바이오시밀러 전문업체인
셀트리온(068270)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했다. 상위 전통 제약사들이 줄줄이 1000억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나홀로 5000억원이 넘는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전년 대비 매출액(9691억원)은 41.5%, 영업이익(5220억원)은 109.1% 증가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수출액 증가에 따른 매출 증가 속 전통 제약사 의약품에 비해 제품 가격 자체가 워낙 높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특성에 따른 것"이라며 "최근 10년간 지속된 연구개발 투자로 원가율(총 매출액 중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진데다 마케팅 부문이 분리돼있어(셀트리온 헬스케어) 별도 마케팅 비용이 들지 않는 점 역시 높은 영업이익을 이끈 요소"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069620)은 매출액 9603억원, 영업이익 38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8.6%, 48.4%씩 증가한 수치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개량신약(올로스타, 다이아벡스엑스알, 안플원, 글리아타민 등)의 판매호조가 영업이익을 견인했다.
한미약품(128940) 역시 영업이익 측면에선 폭발적 증가율을 보였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8% 증가(8827억원→9166억원)한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12.5%(268억원→837억원)나 늘었다. 고혈압치료제 복합신약 '아모잘탄' 3총사 등이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이끈 한편, 기술료수익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277억원→577억원)한 점도 수익성 개선에 일조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