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항공업계가 내년 변경되는 국제회계기준 새 리스 기준서(IFRS16) 도입을 앞두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비용으로 반영했던 항공기 리스가 내년부터는 모두 부채로 포함되기 때문이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국제회계기준은 새 리스 기준서(IFRS16)를 적용토록 하고 있다. 현행 회계기준은 리스 거래를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로 구분해 금융리스만을 자산과 부채로 계상한다. 리스 거래는 기업이 일정 기간 토지나 설비 등 자산의 사용권을 거래하는 것을 말하며, 항공·해운 등 초기 투자부담이 크거나 회수기간이 긴 산업에서 주로 활용된다.
항공업계는 다수의 항공기를 운용리스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 IFRS16이 적용될 경우 항공업계의 부채비율 상승은 불가피하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서비스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사업을 영위하는 국적 항공사들은 총 382대의 항공기를 등록해 운용하고 있다.
항공사 항공기 등록현황. 제작/뉴스토마토
대한항공은 177기 가운데 31기를 제외한 146기를 임대하거나 임대후 구매할 목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운용리스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는 20% 가량을 운용리스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체 82기 항공기 가운데 49기를 운용리스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별도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각각 542%와 718%다. 업계에서는 IFRS16이 적용될 경우 부채비율이 크게는 20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채 증가는 저비용항공사(LCC)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LCC는 모두 123기의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다. 제주항공 31기, 진에어 25기, 에어부산 23기, 이스타항공 19기, 티웨이항공 19기, 에어서울 6기 등이다. 이 중 진에어 17기, 이스타항공 19기, 티웨이항공 19기 등은 운용리스로 사용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항공기를 리스해 운용하고 있다. 직접 구매하는 데 따른 사후 관리 비용 절감 등의 효과도 있다. 그러나 IFRS16이 적용되면 비용으로 처리했던 리스료를 부채로 잡아야 하는 만큼 부채 증가의 부메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채비율 확대는 기업의 자금 조달에 걸림돌이다. 항공업계가 올해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이와 맞물려 LCC는 연이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이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고, 에어부산 등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국제회계기준에 운용리스에 대한 규정이 변경되면서 항공기 운용리스 비중이 높은 항공사들의 부채 비율 증가가 불가피하다"며 "LCC는 부채비율이 조금이라도 낮을 때 상장해 자금을 확보하고,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운용리스 비중이 높은 항공사는 현금성 자산 마련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