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LG전자가 MWC 2018에서 공개한 V30S 씽큐를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했다. LG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사상 처음으로 100만원이 넘는다. 역대 LG 스마트폰 가운데 사양이 가장 좋다는 것이 회사측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다소 높은 가격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역대 최고가' '역대 최고 사양'이라는 타이틀을 단 V30S 씽큐가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본부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일 출시된 LG전자 V30S 씽큐는 104만8300원, V30S플러스 씽큐는 109만7800원으로 책정됐다. 사양별로 LG V30S 씽큐는 6GB 램·내장메모리 128GB·듀얼카메라를, V30S플러스 씽큐는 6GB 램·내장메모리 256GB·듀얼카메라를 탑재했다. 앞서 출시된 LG V30는 4GB 램·내장메모리 64GB를 V30플러스는 4GB 램·내장메모리 128GB를 탑재하고 100만원 미만에 출고됐다.
이를 두고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출시된 V30 및 V30플러스와 기능상 큰 차이가 없는데도 가격을 높게 올렸다는 지적이 일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전작과 같고, 저장용량과 램이 늘어난 것은 일반적인 사용자들에게 크게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X이 140만원을 육박하고, 삼성전자 갤럭시S9도 전작 대비 출고가를 높이는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이 높아지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LG전자의 경우 신작이 아닌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다소 높은 가격이라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 반응이다.
더구나 LG전자가 V30S 씽큐의 특징으로 비전·음성 인공지능(A)을 강화한 '공감형 AI'를 강조했지만 이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V30 소비자들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어 차별화가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LG 관계자는 "역대 LG 스마트폰 가운데 사양이 가장 좋다"며 "사양이 고급화돼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모델이 V30S 씽큐의 'AI 카메라'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일각에서는 LG전자의 이번 가격 정책에 대해 프리미엄 이미지 재정비를 위한 전략적 차원으로 보고 있다. V30S 씽큐의 프리미엄 이미지 부각을 계기로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제품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노릴 수 있다는 얘기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기준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에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1월 '스마트폰 사업 원점 재검토'를 선언하기도 했다. 단기간 흑자 전환에 집중하기보다는 근본 체질을 바꿔 적자폭을 줄이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프리미엄 제품 확대로 이윤을 많이 남겨야 한다. LG전자는 기존 플랫폼(V30)의 활용으로 스마트폰 신모델 개발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나아가 고스펙의 V30 라인업 확대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면 상반기 신제품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V30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에 따라 상반기 제품 포지셔닝 및 판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며 "LG전자 MC사업본부 실적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