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중국과 함께 빅(Big)2 시장인 미국에서 토요타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판매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현대·기아자동차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세단보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경상용차 위주로 시장이 확대되면서 부진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한 재고 확대로 인센티브가 증가된 것 또한 영향을 끼쳤다. 현대차는 소형 SUV 코나를 비롯해 투싼, 싼타페 등 신차 출시로 반격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시장에서 8만6767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005380)가 4만6095대를 판매해 13.1% 줄었고
기아차(000270)는 4만672대를 팔아 4.7% 감소했다. 현대차의 감소세는 지난해 5월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기아차는 1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판매량을 보였지만 2월에 다시 역성장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자동차시장 판매감소율(2.4%)보다 큰 수치다.
이같은 시장둔화 속에서도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토요타는 전년대비 판매량이 4.5% 증가해 18만2195대를 판매했으며 스바루 또한 같은 기간 판매량(4만7249대)이 3.8% 늘었다.
'미국 월간 베스트셀링 모델 상위 20위'에서도 일본 브랜드의 선전을 확인할 수 있다. 토요타의 경우 캠리를 비롯해 RAV4, 타코마, 코롤라·매트릭스 등 4개의 모델이, 닛산은 로그와 알티마가 상위 20위안에 들었다. 혼다는 CR-V과 시빅, 어코드 등 3개 모델이 상위 20위내에 안착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20위권에 들어간 모델이 하나도 없다.
미국시장에서 세단보다는 SUV·경상용차 위주로 시장이 확대되면서 현대·기아차 부진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전체 미국 자동차 수요의 65%가 SUV·경상용차이지만 현대차는 액센트부터 제네시스까지 승용차만 풀 라인업(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SUV 종류 또한 투싼과 싼타페 단 두 가지뿐이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부사장(왼쪽)과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 부사장이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신형 싼타페의 공식 출시행사에서 싼타페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의 투싼. 사진/현대차
실제 세단모델의 판매량은 줄어들었지만 SUV는 늘었다. 현대차의 중형세단 소나타(LF)의 경우 지난달 판매량(6700대)이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모델 노후화와 경쟁모델들의 신차 출시 등이 영향을 끼쳤다. 소형세단 엑센트 역시 지난해 평균수준도 채우지 못했다. 투싼과 싼타페는 2월 기준 역대 최다 판매기록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투싼은 8438대로 전년 동월 대비 30% 증가했고 싼타페는 9474대 팔려 8% 늘었다.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이달부터 판매가 본격화되는 코나를 비롯해 올 하반기 판매 예정인 신형 싼타페 등으로 반전을 꾀한다. 코나를 비롯해 올해 부분변경 모델이 나오는 투싼, 싼타페가 'SUV 삼각편대'를 이뤄 판매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싼타페는 현대차 미국 판매량의 19%를 차지하는 핵심 차종으로 미국시장에서 지난해 총 13만3171대가 판매된 인기모델이다.
올해 소형SUV 코나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총 8종의 SUV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코나 ▲코나 EV(전기차) ▲ 싼타페 TM(완전변경) ▲ 투싼 성능개조 모델 ▲ 넥쏘 차세대 수소전기차 ▲ LX2(프로젝트명) 중형급 ▲ 액센트 기반 QX 소형(A세그먼트) ▲ JX 럭셔리급 등이다.
무엇보다 수요가 많은 픽업트럭 미국출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 차량 모델별 판매 순위를 살펴보면 포드의 F-시리즈를 비롯해 쉐보레 실버라도, 닷지 램 등 픽업트럭이 모두 판매 순위 1~3위를 독차지할 정도로 미국에서 픽업트럭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
이경수 현대차미국법인(HMA) 법인장(부사장)은 지난해 미국 오렌지카운티에 위치한 HMA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산타크루즈를 기반으로 한 픽업트럭을 개발 중"이라며 픽업트럭 개발을 공식화한 바 있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