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 증권사 채무보증 '부담'

부동산 경기침체도 우려…금융당국 위험액 상향 조정

입력 : 2018-03-12 오후 4:40:45
[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증권사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비중이 늘면서 채무보증 액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라는 악재가 겹치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부동산 대출 관련 위험액을 상향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20대 증권사의 채무보증액은 27조294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23조6979억원보다 4조 가까이 늘어났다.
 
금리가 인상되면 기업의 부채상환 부담이 커지게 되고 결국 보증을 서준 증권사도 이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아울러 부동산 경기 침체도 예상되면서 우발채무 중 부동산 PF가 70% 가량 차지하는 증권사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지난 2015년 이후 후 부동산 PF 사업을 늘리면서 채무보증액이 급증했다. 위탁매매 수수료 경쟁에 따른 수익감소를 기업대출이나 지급보증 등을 통한 수수료로 메웠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기자본대비 채무보증액 비중이 높은 중소형사들이다.
 
대형사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액 비율이 80% 미만이다. 반면, 메리츠종금증권(008560)은 자기자본 3조3114억원 대비 채무보증액이 4조7379억원으로 자기자본보다 채무보증액이 더 많았다. 하이투자증권도 자기자본 7033억원에 채무보증액은 9313억원이었으며 IBK투자증권도 자기자본 5884억원, 채무보증액 6997억원으로 채무보증액이 자기자본보다 많았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최근 시장금리 상승과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른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은 이전보다 높아졌다"며 "일부 증권사는 우발채무 유형 중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신용공여 비중이 증가추세고 실제 우발채무 현실화 사례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대출이 부동산에 집중될 경우 증가되는 리스크를 반영하기 위해 위험액을 상향 조정키로 했다. 현재 기업 신용등급에 따라 거래상대방별 위험값이 적용되는데, 금융위는 장기 부동산 대출(PF 등)에 대해서는 일정 비율을 추가로 가산할 예정이다.
 
아울러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동일인 신용공여 한도(자기자본의 25%)를 산정할 때 대출·어음할인뿐 아니라 채무보증이 추가된다. 현재 은행, 보험, 저축은행 등 여타 금융권의 경우 채무보증을 이미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증권회사 역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 준해 동일인 신용공여 한도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리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증권사의 우발채무 타격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다만 우발채무 규모가 크다고 하더라도 선순위 대출이 많은 경우 부실 위험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 1월 열린 생산적 금융을 위한 자본규제 개편 테스크포스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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