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조만간 이뤄질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와 내달로 예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정치권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오는 14일 이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한다. 소환 이후엔 구속영창을 청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1년 전인 지난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직후 국정농단 혐의 등으로 구속수감됐다. 박 전 대통령에게 검찰은 최근 1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했고, 1심 선고는 내달 6일이다.
이처럼 두 전직 대통령이 이미 구속됐거나 구속될 가능성을 안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행보가 쟁점으로 급부상하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심판이 촛불의 명령임을 분명히 하며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등 공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12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모레 검찰에 출두할 예정”이라며 “지금까지 적용된 혐의만 해도 특가법상 뇌물수수 등 무려 20개에 달한다. 가히 범죄의 왕이라 부를 정도로 그 범죄혐의는 일일이 거론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범계 수석대변인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자기들 편이라고 감싸기 보다는 검찰의 엄정한 수사와 사법처리를 촉구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일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 검찰 소환에 대해 바른미래당은 “우리 손으로 직접 뽑은 대통령이 잇따라 검찰 소환을 받게 된다는 사실 자체가 참담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수사과정에 정치보복 논란이 제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철근 대변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피의자 신분 소환으로, 임기 말 혹은 퇴임 이후 본인이나 가족 등 측근의 불법행위로 불행해지지 않았던 대통령이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게 됐다”고 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두 전직 대통령이 수의를 입는 모습에 따르는 후폭풍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당 등 보수진영이 이 전 대통령 구속을 계기로 야권 프레임을 벗어던지고 결집을 시도할 경우 여야 간 강대강 대치 정국 역시 현 정부는 물론 선거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각에서는 김영삼정부 당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한 사례를 들기도 한다. 이처럼 정치권 내부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가 여야를 막론하게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슈라는 점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영창 청구 등에 대해 “전 대통령 2명이 구속되는 상황을 놓고 보면 문재인정부가 정치적 보복이라는 국민정서법 앞에 놓일 수 있다”며 “특히 보수진영에서는 이를 선거 판세 정리의 기회로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