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가 100년 넘게 은행 1곳에 돈을 맡겼던 관행에서 벗어나 내년에는 2곳을 시금고로 삼는다.
서울시는 공개경쟁 방식으로 복수금고를 선정하기로 하고 오는 4월25~30일 금융기관들로부터 제안서를 접수받는다고 18일 밝혔다. 5월 내로 금고 업무 취급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며, 일반·특별회계의 관리는 제1금고, 기금 관리는 제2금고가 담당한다.
제2금고의 경우에는 은행법에 의한 은행뿐 아니라 농업협동조합·수산업협동조합·산림조합·새마을금고·신용협동조합 등 금융기관도 입찰에 참가할 수 있다.
금고 지정 심의에서는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 '시민의 이용 편의성', '금고업무 관리능력',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 등 5개 분야 18개 세부 항목을 평가한다. 이 중에서도 시민들의 납세 편의 개선과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서민금융 지원 실적을 평가 기준에 포함시켜 시금고로서의 공익성을 강화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각 금고별 최고 득점한 금융기관을 차기 시금고 우선지정대상 금융기관으로 선정한다.
서울시 금고로 지정된 금융기관은 서울시 소관 현금과 그의 소유 혹은 보관에 속하는 유가증권의 출납 및 보관, 세입금의 수납 및 이체, 세출금의 지급, 세외세출외현금의 수납 및 지급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서울시는 경성부였던 지난 1915년부터 우리은행의 전신인 조선경성은행에 돈을 맡기고 현재까지도 단수금고를 유지해오고 있다. 두 기관의 약정은 오는 12월31일 만료된다.
그동안 서울시를 제외한 나머지 16개 광역자치단체가 복수금고 체제였기 때문에, 서울시도 복수금고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금융계에서는 1년에 32조원에 달하는 서울시 예산을 유치하려고 안달이었으며, 우리은행은 단수금고제를 지키려고 애썼다. 그러다 입찰을 앞둔 지난 7일 우리은행이 관리하는 서울시 세급납부시스템이 70만명에게 세금 고지서를 오발송하면서 단수금고제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변서영 서울시 재무과장은 “이번에 선정되는 시금고는 앞으로 4년간 서울시 자금을 보다 경제적으로 관리하고, 서민을 위한 금융 기능과 시민의 납세 편의를 증진하는 시정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한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시금고가 지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6월2일 서울시청 신청사에서 열린 서울시 지방세 카카오페이 납부 추진 MOU 체결식에서 LG CNS 김대훈(왼쪽부터) 대표, 다음카카오 이석우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우리은행 이광구 은행장이 양해각서를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