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신남방정책'의 일환인 문재인정부의 베트남·아랍에미리트 경제사절단이 22일 출발한 가운데 홈쇼핑업계의 표정이 엇갈렸다. 이미 CJ오쇼핑·롯데홈쇼핑·GS홈쇼핑 등 홈쇼핑 빅3가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사절단에 참여해 사업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기회는 모두가 나눠가지지 못했다.
CJ오쇼핑은 베트남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데다 유통업계 총수 중 유일하게 손경식 CJ 회장만 사절단에 참여해 베트남 사업에 힘을 싣게 됐다. 지난 2011년 일찌감치 베트남 케이블TV와 합작해 세운 'SCJ'가 베트남에서 단독으로 '홈쇼핑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어 업계에서 독보적이다. 지난 2012년 진출한 태국에서는 지난해 흑자 전환했다. CJ오쇼핑은 정부의 행보를 환영하며 베트남 상품군을 확대하고 시장 점유율을 더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이다.
'총수 공백' 상태인 롯데홈쇼핑은 이번 경제사절단과 연이 없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돼 참가하지 못했다. 베트남 경제사절단에 송용덕 롯데 부회장이 대신 참여했지만 CJ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롯데홈쇼핑이 베트남에 현지 합작사인 '롯데닷비엣'을 설립하고 중소기업제품을 중심으로 상품군을 확대하는 등 공들여 온 것을 고려하면 아쉬움을 낳는다.
GS도 총수, 부회장 모두 경제사절단에 참가하지 않는다. 그나마 GS는 계열사인 GS홈쇼핑이 베트남보다 태국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베트남 쪽 투자가 많지 않은데다 태국에 설립한 '트루GS'가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업계 중 가장 먼저 태국에 진출했으며 현재는 24시간 방송도 진행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꾸준히 강조해온 '신남방정책'은 교역·투자 대상국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아세안 지역'과 협력을 확대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매년 5%이상의 꾸준한 경제성장을 기록하는 블루오션에 외교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중국에 의존도가 심한 해외사업과 기업들이 사드로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에 더욱 발동이 걸렸다.
홈쇼핑업계도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7월 CJ오쇼핑은 수익을 고려해 중국 남방CJ 사업을 정리했다. 롯데홈쇼핑은 계열사 전체의 피해가 심각해 2021년까지 중국 롯데홈쇼핑 사업을 정리할 예정이다. GS홈쇼핑이 지분투자한 차이나홈쇼핑그룹도 지난해 상반기에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따라서 홈쇼핑 업계도 정부의 남방정책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다음 행선지로 ‘신남방정책’에 부합하는 인도네시아를 검토 중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박람회에 참가해 인도네시아 시장이 괜찮다고 느껴 바이어를 연결해 반응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추가적인 해외진출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다른 활로를 모색하고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남방정책'의 일환인 베트남 경제사절단이 출발한 가운데 홈쇼핑 업계의 분위기가 엇갈렸다. 사진은 22일 베트남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 사진/뉴시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