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제약사들이 의약품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자 사업다각화를 위해 화장품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화장품에 제약·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기능성 화장품(코스메슈티컬) 개발로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23일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시장은 2016년 17조원에서 연평균 6.5% 성장해 2020년 22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화장품 시장은 피부미용 관심과 여성 경제활동 증가 등으로 타 산업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의약품 시장은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2010년~2016년 의약품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1% 미만에 그쳤다. 전문의약품 약가인하, 리베이트 규제책, 복제약 이익률 저하 등으로 성장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생존에 내몰린 제약사들은 화장품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의약품보다 연구개발 비용이 적게 들고 제약사의 인지도와 브랜드 활용시 신규사업으로 무난히 안착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스메슈티컬 시장 확대도 제약사의 시장 진출에 영향을 미쳤다. 코스메슈티컬이란 미백, 주름, 개선, 피부 질환 등에 효과가 있는 기능성 제품을 말한다. 화장품에 제약의 치료 개념을 접목시킨 화장품이다. 코스메슈티컬 국내 시장은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전체 화장품 시장에서 약 3% 점유에 불과하지만, 기능성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연 평균 성장률이 15~20%에 달하는 유망 사업으로 꼽힌다.
동국제약이 대표적인 제약사의 코스메슈티컬 사업 성공 케이스다. 동국제약은 2015년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센텔리안24'를 선보였다. 사업 진출 1년만인 2016년 화장품 사업부 매출은 400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약 600억원을 기록했다. '마데카크림'이 의약품 기술을 접목한 대표제품이다. 유명 상처치료제 '마데카솔'의 성분을 이용해 개발했다. 마데카솔 자사 대표품목을 이용한 화장품 브랜딩, 온라인몰과 드럭스토어, 백화점 등 일반 유통망 확대 등 전략이 사업 성공 요인이다.
대웅제약은 2001년 자회사 디엔컴퍼니를 설립해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디엔컴퍼니는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이지듀' 등을 판매하고 있다. 매출은 약 470억원에 달한다. 국제약품은 화장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15년 국제피앤비를 설립했다. 국제피앤비의 2016년 매출액은 약 30억원을 기록했다.
후발업체들도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바이오시밀러로 유명한 셀트리온은 2015년 셀트리온스킨큐어를 출범시켰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유한필리아를 설립했다. 자사 제약 기술을 이용해 화장품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올초 줄기세포 추출 기술을 이용한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셀블룸'을 론칭했다. 신신제약은 화장품 전문회사 닥터글로덤과 손잡고 코스메슈티컬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신신제약의 피부 약물전달 시스템 기술이 화장품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밖에 동성제약, 동화약품, 보령제약, 종근당, 한올바이오파마, 휴온스, 휴젤파마, 라파스, 메디포스트 등도 코스메슈티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 산업의 블루오션 시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며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자사가 보유한 바이오·의약 기술을 접목해 기능성 화장품 개발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