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한때 면세점업계 점유율 50%를 넘었던 롯데면세점의 자리가 불안하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철수했다. 그 사이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인다. 오는 4월 입찰에서 롯데의 빈자리를 누가 차지할지 관건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이 빠진 자리에 벌써 해외사업자를 포함해 5개 정도 면세점 사업자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큰 사업권이 걸린 경쟁에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도 유력 후보군이다. 다만, 임대료 문제로 사업권 다툼에 뛰어들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신세계 면세점 관계자는 "(롯데의 빈자리에)당연히 관심은 있지만 공항 측 공고가 나오는 것을 보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업권을 제외하고도 롯데면세점의 점유율 1위 자리는 위태롭다. 잘나가던 롯데면세점이 사드보복부터 계속해서 악재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면세점들도 임대료 부담으로 인천공항공사와 씨름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가장 큰 적자를 본 롯데는 결국 두 손들고 철수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심에서 뇌물공여로 구속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업권 취소문제도 불거져 있다. 월드타워점은 롯데면세점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권이 취소되면 그만큼 타격이 크다. 내부에서는 면세점 사업권 관련 혐의가 애매하게 명시됐던 점, 사업권 취득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던 점을 들어 사업권 취소 가능성을 부정한다.
업계 2위 신라면세점은 기회다. 호텔신라의 연결매출은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 중 시내면세점 성장도 눈에 띈다.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운영 중인 HDC신라면세점은 올 1분기부터 4분기째 흑자 중이다. 지난해 제주 시내면세점 사업권도 가져갔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지난 2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2022년까지 신라면세점을 글로벌 면세점 톱3로 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면세점 빅3 중 가장 점유율이 낮지만 성장세가 가파른 신세계도 있다. 신세계는 지난 2016년 5월 시내면세점 명동점을 개장한 바로 다음해(2017년) 영업이익 145억원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엔 면세점 부문 영업이익이 1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약 250억원 가까이 증가한 실적이다. 사업권이 불안한롯데와 다르게 신세계는 7월쯤 오픈할 고속터미널 면세점 준비에도 박차를 가한다.
한편 국내 악재가 겹친 롯데는 해외에서 출구를 찾고 있다. 지난해 5월 다낭공항점이 오픈 첫해 흑자를 내 나쁘지 않은 흐름이다. 롯데는 추가적으로 나트랑 공항면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하노이, 호치민 등 시내면세점 오픈도 검토 중이다.
롯데면세점의 1위 자리가 위태로운 가운데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사드여파로 한산한 롯데면세점 소공동점. 사진/뉴시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