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누월드 M&A 효과 가시화

사드 이슈로 화장품업계, 미국 진출 활발…선점 효과 기대

입력 : 2018-03-26 오후 4:53:15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국내 대표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 코스맥스가 지난해 말 단행한 미국 누월드(NU-WORLD) 인수합병(M&A) 효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사드 이후 화장품 시장이 전환점을 맞으면서 국내 대표 브랜드들이 중국, 동남아를 넘어 미국 등 선진시장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코스맥스가 인수한 누월드 매출은 올해 코스맥스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M&A 효과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사진 중앙)은 미국 누월드 인수를 발판으로 오는 2020년까지 그룹 매출을 3조원을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진/코스맥스
 
지난해 코스맥스의 누월드 인수를 비롯해 국내 주요 브랜드들이 미국의 대표 랜드마크인 뉴욕 소호거리에 점포를 출점하는 등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시장 채널 입점이 잇따르고 있다. 기존 면세점과 브랜드숍 의존에서 벗어나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다각화하려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이 2015년 '빌리프'를 미국에 진출시켰고,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마몽드를 미국 '얼타' 매장에 입점하며 미주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CJ올리브영도 자체상표 화장품을 중심으로 미국 뉴욕에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의 화장품 수출은 지난해까지 중국 비중이 40%를 넘는 등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2012~2015년 감소세였던 일본 수출이 2016년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고, 미국과 프랑스 역시 지난해 월간 기준 각각 최고치인 4500만달러, 6000만달러를 웃돌며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화장품 시장은 658억달러(약 75조원) 규모로 세계 최대 시장인 만큼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그룹 매출 3조원을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자본금 3000만달러의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미국 누월드를 인수했다. 누월드는 미국 뉴저지 소재 화장품 제조사로 색조 제품과 네일, 향수 등을 주로 생산한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미국 ODM 업체는 대부분 소규모로 독점적 지위를 가진 유통 채널이 없다"며 "코스맥스는 누월드를 인수함으로써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게 돼 효율성이 배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보호무역주의로 선제 투자한 현지 법인의 성장성이 강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가 선제적으로 미국 법인 투자를 늘린 것은 시의적절했다"며 "후발 기업들은 짧은 업력을 바탕으로 한류 열풍과 연예인 마케팅만을 브랜드 축으로 내세워, 사드 영향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선진 시장 투자는 단기간에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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