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중국이 사드 보복 철회 의지를 공론화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의 기대감이 크다. 특히 시장에서는 중국인 방한 고객과의 연계 매출이 높은 롯데그룹이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에게 중국의 단체 관광 정상화, 롯데마트의 원활한 매각 절차, 선양 롯데월드 프로젝트 재개 등이 해결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양제츠 위원은 "문 대통령의 관심사를 매우 중요시 여기고 있다. 빠른 시일 내 가시적 성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동안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해소 가능성은 여러차례 제기돼 왔다. 하지만 그 내용이 선언적 수준에 그쳤던 것에 비해 이번 고위 관리의 언급은 구체적이고 강한 어조였다는 점에서 성과가 가시적이지 않겠냐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이 시작된 지난해 3월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에는 중국어로 된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문구가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롯데그룹의 문제가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된 것이 주목된다. 사드 보복 조치 해소가 속도를 낼 경우 롯데백화점, 롯데호텔, 롯데면세점에 일제히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롯데호텔이나 면세점은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제재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다. 롯데백화점은 롯데호텔, 면세점과의 연계 매출이 커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3월 이후 국내 면세점, 백화점(본점), 중국마트 사업에서 직접적인 피해가 컸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중국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30%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기 때문이다. 중국마트는 분기마다 500~6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 등이 연결실적에 포함되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0.5%나 줄어든 5303억원에 머물렀고 205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전환했다.
중국이 사드 갈등에 따른 경제보복 사례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보이면서 사드 보복의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롯데그룹은 백화점, 호텔, 면세점 등의 사업이 정상화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쇼핑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의 핵심으로 꼽히는 중국 롯데마트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면 실적 부진도 털어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올 상반기 내 매각을 목표로 했지만, 그동안 중국정부의 매각 승인이 나지 않으면서 작업이 지연돼 왔다. 중국마트의 영업적자는 지난해 2500억원에 달했다.
삼성증권은 중국마트 매각을 통해 롯데쇼핑 연결 연업이익이 약 30% 개선될 수 있다고 봤다. 남옥진 삼성증권 소비재팀장은 "중국마트의 영업적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00억원 전후가 예상된다"며 "롯데쇼핑의 올해 영업이익이 6986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중국마트 매각을 통해 영업이익이 약 30%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마트는 매각과정에서 일부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시장 반응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