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사건 70주년)문 대통령 "국가폭력 깊이 사과…완전한 해결 약속"

현직 대통령으로선 2006년 이후 12년 만에 추도식 참석

입력 : 2018-04-03 오후 2:38:25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제주 4·3사건 70주년을 맞이해 “저는 오늘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한다”며 “더 이상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사건 희생자 추념식에서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를 잡았다”고 선언했다. 현직 대통령이 4·3 추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지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최초로 참석한 이후 12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국가 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다”며 “이를 위해 유해 발굴 사업도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끝까지 계속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또 “유족들과 생존 희생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배·보상과 국가트라우마센터 건립 등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4·3 사건 진상규명 활동은 2000년 김대중정부에서 특별법을 제정해 시작했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이 2003년 조사 결과를 보고 받고, 국가 차원의 잘못이었음을 인정하며 55년 만에 4·3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70년 전 이곳 제주에서 무고한 양민들이 이념의 이름으로 희생당했다. 죄 없는 양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학살을 당했다”며 “한꺼번에 가족을 잃고도 ‘폭도의 가족’이란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숨죽이며 살아야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혼신의 힘을 다해 4·3의 통한과 고통, 진실을 알려온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들께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아직도 4·3의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다. 낡은 이념의 굴절된 눈으로 4·3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한 뒤 “이제 우리는 아픈 역사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낡은 이념의 틀에 생각을 가두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직 대통령 최초로 행방불명인 표석 및 위패봉안실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행방불명인 표석에 4·3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놓고, 위패봉안실에서는 술 잔을 올려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 4·3 추념식이 거행되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 내 위령제단 주행사장에 무거운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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