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4월 들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주제로 한 주변국 사이의 치열한 정상외교전이 시작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는 17~20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일본 내에서는 이른바 ‘재팬 패싱’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과의 직접대화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미국을 통해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 필요성 등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몇 달 전까지 대북 강경노선을 주도했던 일본의 초조함이 드러난 결과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5~28일 방중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진행했으며, 오는 27일에는 남북 정상회담, 내달 말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를 두고 19세기 말 영국과 러시아가 중앙아시아 패권을 놓고 경쟁했던 것에 준하는 ‘그레이트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주변국들이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국제질서를 새롭게 재구성하기 위한 전기적인 선택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당시 벌어졌던 영토확장 차원은 아니지만, 각국은 한반도 정세가 자국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며 수싸움을 벌이는 형국이다.
회담 성사 과정과 결과물 모두 지금까지의 외교와 달리 최고 지도자들의 결단·판단에 근거한다는 점도 특이할만 하다.
북한 핵문제를 단계적·동시적으로 해결할 지 일괄타결할 지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는 가운데 정부는 비핵화의 큰 틀을 완성하기 위해 각 국의 의견조율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3일 “(북핵문제) 일괄타결과 단계적 타결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두 가지가 분리된 게 아니라 포괄적으로 합의할 수밖에 없고, 이행과정은 단계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에서 진행된 4·3 추념식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