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나윤주기자] "케이블 사업자의 음성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사업은 승산이 없다."
케이블TV 업계의 향후 MVNO 사업 진출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케이블 사업자의 음성 MVNO 사업은 가망이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홍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경제학 박사는 디지털케이블TV쇼의 일환으로 4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Why mobile? How QPS?'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강 박사는 "이미 음성통신 시장이 포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비용을 지출하더라도 대기업 3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케이블방송사업자들보다 10배가 넘는 매출 실적을 거두는 MNO(지금의 이동통신사업자)의 경우 마케팅 비용에 매출의 25% 정도를 지출하고 있다"면서, "MNO들이 케이블 업계가 벌어들이는 액수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데, 케이블 업계가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이블 업계로서는 음성 MVNO보다는 데이터 MVNO에서 더 유리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홍렬 박사는 특히 모바일 데이터 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그는 "굉장히 저렴한 인터넷 액세스포인트를 갖고 있는 것이 케이블 사업자들의 경쟁력"이라고 말하고, "FMC사업이 전개되면 유무선 통합과정에서 모바일 액세스포인트가 필요할 것이고, 케이블 SO사업자가 이 데이터 MVNO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규천 한국케이블텔레콤 대표는 "음성통신을 제외하고 데이터 서비스만 하게 되면 기존 MNO들의 수직적인 통합밖에 안 된다"면서 "음성과 데이터를 같이 결합해서 케이블 만의 차별화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차별화를 위한 경쟁력으로 케이블 업계가 갖고 있고 이동통신사가 같고 있지 않은 것으로 '지역성'을 꼽았다.
케이블 업계가 갖고 있는 지역 콘텐츠, 지역 관리 CS(고객서비스)체제, 그리고 디지털케이블을 통해 제공되는 풍부한 콘텐츠를 이용해 TV와 PC, 모바일로 연결되는 3스크린 전략을 구사하면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는 케이블사업자들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해 300만명에 가까운 가입자를 확보할 때도 기존 이통사에 비해 자금, 유통채널, 브랜드, 광고 등에서 모두 밀렸지만, 지역밀착형 서비스와 마케팅, 기존보다 저렴한 요금 등으로 해냈다는 것을 사례로 들며 뒷받침했다.
이 대표는 MVNO사업의 성공을 위해서 정부차원의 지원과 함께 MNO사업자와 단말기, 도매대가, 유통채널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케이블업계가 더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이광용 방송통신위원회 통신경쟁정책과 사무관은 "주파수 제한과 초기 투자비용 문제로 진입장벽이 높았던 이동통신시장이지만 경쟁활성화와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신규사업자들의 진입을 돕기 위해 MVNO제도를 도입하게 됐다"고 밝히고, 지난 2월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본격적으로 MVNO사업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관에 따르면, 방통위는 1월 중순부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반을 꾸려 규제 체계를 마련하고 있으며, 늦어도 8월말까지는 MVNO제도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 나윤주 기자 yunj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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