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바이오시밀러로 지난해 8000억원이 넘는 수출실적을 올렸다. 국내 120년 제약사상 단일 제약사의 최대 완제의약품 수출 기록이다.
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수출액은 9209억원으로 전년 동기(7332억원) 대비 26% 증가했다. 주력 제품인 '램시마', '트룩시마' 2종 바이오시밀러는 지난해 8138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계열사다. 개발된 3개 바이오시밀러(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중에서 2개 제품(램시마, 트룩시마)이 유럽에서, 1개 제품(램시마)이 미국에서 각각 판매되고 있다.
램시마는 전세계 최초로 개발된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2013년 유럽, 2016년 말 미국에서 발매됐다. 오리지널인 '레미케이드(8.7조원)'의 바이오시밀러 중에서 최초 상용화된 제품이다. 트룩시마는 유럽에서 2017년 2월 시판허가를 받아 판매에 돌입했다. 오리지널약은 '리툭산(8조원)'으로, 트룩시마는 최초로 유럽 허가를 받은 리툭산 바이오시밀러다.
램시마의 지난해 수출액은 5068억원을 기록했다. 트룩시마는 유럽 출시 1년만에 지난해 수출액 3070억원을 달성했다. 램시마보다 3~4배 빠른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기대감이 높다. 단 2개 바이오시밀러의 수출액이 업계 5위 안에 드는 제약사의 매출 규모와 맞먹는 수준인 셈이다.
램시마와 트룩시마뿐만 아니라 후속 바이오시밀러들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향후 수출액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허쥬마는 올해 2월 유럽 허가를 받아 시판을 앞두고 있다. 허쥬마와 트룩시마는 지난해 6월과 7월 미국 허가를 신청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 자료 보완을 요청받아 다소 시판 일정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자가 간편하게 자가 주사하는 바이오 개량신약 '램시마SC'도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선 셀트리온이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선진 제약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사례로 의의를 두고 있다. 국산신약이 선진 시장에 진출한 것은 2003년 LG화학 팩티브가 최초다. 1890년대 우리나라에 근대 제약산업이 태동한 이후 국산신약이 미국에 진출하기까지 100년 이상이 걸렸다. 이후 18개 국산 의약품이 미국과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상업적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미국 진출 자체에 의의를 두는 분위기였다"며 "셀트리온이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해서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제약업계가 한단계 도약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램시마는 전년(7234억원)비 매출액이 30% 줄었다. 판매량은 늘었으나 IFRS15(국제회계처리기준) 적용으로 실적이 줄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 2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2018 셀트리온헬스케어 인터내셔널 써밋'에서 글로벌 파트너사들에게 바이오시밀러 판매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