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금융당국이 배당 착오 사고를 일으킨 삼성증권에 대해 9일부터 특별점검에 들어간다. 위법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중하게 처벌하는 한편, 삼성증권을 포함한 모든 증권사의 계좌관리 시스템을 일제히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8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과 공동으로 자본시장 현안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당국은 삼성증권이 해당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음에도 어떻게 우리사주의 개인 계좌로 주식배당처리를 할 수 있었으며 일부 물량이 장내에서 매매체결까지 이뤄질 수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사고처리 경과 등을 확인해 전산 시스템 및 내부통제 문제 등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관련절차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아울러 유관기관과 함께 삼성증권을 포함한 모든 증권사의 계좌관리 시스템을 일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대량매도 계좌에 대해 연계거래 등을 철저히 분석해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 소지가 있었는지 여부도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번 사건의 발생원인을 근본적으로 진단해 주식시장의 매매체결 시스템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반장으로 한 매매제도 개선반을 구성해 주식관리 절차 전반을 재점검하고 확인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김용범 부위원장은 "지난 주 금요일, 삼성증권이 우리사주에 대한 배당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하여 시장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체결된 매매물량에 대해 결제불이행 등의 문제가 야기되지 않도록 수탁기관인 삼성증권이 철저하게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사고 발생후 시장에서 매수하거나 일부 대차하는 방식으로 전량 확보해 정상화했다. 아울러 8일 구성훈 대표이사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게시했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는 "배당금 문제가 발생했을때 일부 직원들이 매도해 주가의 급등락을 가져온것은 금융회사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될 잘못된 일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투자자들께 머리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신뢰회복을 위해 ▲투자자 피해에 대한 최대한의 구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 직원에 대한 엄중문책 ▲철저한 원인파악과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삼성증권은 우리사주조합 소속 직원들에게 1주당 1000원의 배당금 대신 1000주의 주식을 지급하는 배당사고를 냈다. 우리사주에 원래 지급돼야 할 배당금은 28억3162억원인데 28억3162만주(5일 종가 기준 약 112조원)를 지급했다. 삼성증권은 착오지급 사실을 파악해 긴급회수에 나섰으나 그중 일부 직원들은 주식수의 0.18%(501만2000주)를 매도해 모럴해저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삼성증권 배당착오 처리 관계기관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