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이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 늘리면서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AI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넷마블은 AI를 게임에 접목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반면 엔씨소프트는 AI원천 기술 확보에 매달리는 모습이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AI 콘텐츠를 게임에 접목시키는 분야의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엔씨는 게임을 넘어서 스피치와 비전, 자연어처리(NLP)까지 광범위한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AI자체 기술까지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양사의 이 같은 전략은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아직까지 기술이 초기단계라는 점에서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현 엔씨소프트 AI센터장. 사진/엔씨소프트
넷마블은 AI 연구개발의 목표를 게임으로 한정짓고 있다. AI를 통해 이용자들이 게임을 더욱 쉽게 배우고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에 방점을 찍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2014년 말부터 이용자 맞춤형 게임 서비스 엔진 '콜럼버스'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AI 연구를 통해 이용자들이 더 재밌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지능형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최근 회사는 AI센터를 신설하면서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고도화한 게임서비스AI실을 만들었다. IBM 왓슨연구소 출신 이준영 박사를 AI센터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회사는 지능형 게임외에 현재 이용자 분류, 라이프타임밸류 예측, 퍼포먼스광고에 대한 광고수익률(ROAS) 예측, 광고 사기 적발 등 운영 측면에서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동현 넷마블 이사는 "머신러닝을 통해 어떤 정도의 이용자 군집이 있는지 대한 분석과 이용자가 들어왔을 때 얼마나 매출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에 대한 분석 등 예측 모델을 위해 많이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며 "기반기술을 만드는 것 보다 가진 데이터로 어떻게 분석하는지가 우리의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종합 AI기업을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포털사와 같은 AI 스피커 같은 하드웨어기기 출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다른 기업들이 AI 스피커에 집중할 때 콘텐츠 AI를 중심으로 서비스하면서 기술을 확고히 하겠다는 설명이다.
엔씨소프트가 경쟁 게임사와 달리 AI 연구에 먼저 나선 배경은 오너의 의중이 많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CSO(최고전략책임자)인 윤송이 사장은 이 분야의 전문가로 통한다. 카이스트 출신인 윤 사장은 앞서 SK텔레콤에 몸담았을 때 지능형 서비스인 1㎜를 개발한 AI전문가다. 엔씨의 AI 연구개발 핵심인력인 이재준 AI센터장과 장정선 NLP센터장 등도 모두 1㎜ 연구팀 출신이다. 엔씨소프트 고위 관계자는 "처음 조직 미션을 준 사람이 바로 윤송이 사장"이라며 "미국으로 가기 전까지 AI 조직 매니저로 함께 토론하고 방향을 정했다.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부터 게임 영역에 한정해서 시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회사는 AI센터와 NLP센터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AI센터는 게임AI랩과 스피치랩, 비전TF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스피치랩은 말하는 사용자가 누군지 알아보고 감정을 인식, 환경을 파악하는 연구를 한다. 향후 자사 게임의 음성인식 기능을 적용할 계획도 세웠다. 비전TF에서는 캐릭터의 이미지를 자동으로 생성하거나 채색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NLP센터는 언어AI랩과 지식AI랩으로 구성된다. 언어AI랩은 자연어처리 기반 기술 외에도 질의응답 기술, 대화 기술, 문서요약 기술, 이야기 생성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지식AI랩은 텍스트와 같은 다양한 데이터에서 지식을 추출해 저장하고, 여기서 새로운 지식을 추론하거나 생성·전달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