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넷마블이 게임에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와 인공지능(AI)을 더했다. 1분기 신작 출시가 없어 시장 우려가 커지던 상황에서 산업간 융합 전략으로 분위기가 반전될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속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14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했다. 넷마블은 빅히트의 지분 25.71%를 확보해 2대 주주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번 투자는 지난달 30일 열린 넷마블 주주총회에서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선언한 "게임사업과 접목 가능한 분야로의 사업 확대"의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넷마블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사업간 융합을 통해 세계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넷마블은 방탄소년단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을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 2월 열린 넷마블투게더 위드 프레스(NTP) 행사에서 'BTS 월드'를 공개한 바 있다. 이 게임은 방탄소년단 멤버를 육성하는 시뮬레이션 장르로 화보와 영상을 제공한다. 업계는 넷마블이 방탄소년단을 앞세워 세계 시장 홍보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콘텐츠 생태계가 확장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넷마블은 가수를 활용한 마케팅을 선보일 수 있고 빅히트 역시 넷마블의 캐릭터 생성 능력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넷마블은 올해 안에 AI를 이용한 게임 서비스·콘텐츠도 선보일 계획이다. 넷마블은 AI 게임서비스 엔진인 콜럼버스를 통해 게임 이용에 불편함을 겪는 이용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할 예정이다. ▲길드 콘텐츠 선호 ▲이용자 간 대결(PvP) 선호 ▲채팅 선호 등 사용자의 이용 선호도를 빠르게 분류해 맞춤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넷마블은 이를 위해 지난달 6일 약 20년간 AI, 빅데이터 등을 연구한 이준영 박사를 AI 센터장에 앉혔다.
업계는 넷마블의 사업 융합 전략이 당장의 실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회사 방향 설정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 2조4248억원, 영업이익 5098억원을 기록해 각각 최대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신작 발표가 전혀 없어 시장의 우려를 낳았다. 실제 지난 4일 넷마블의 1분기 실적 저조에 대한 업계 예측이 나오자 넷마블의 주가는 전날에 비해 7.86%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빅히트 지분 투자 등 구체적인 사업 청사진이 나오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황 연구원은 "넷마블의 계획이 단기적인 실적에 반영되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넷마블은 IP, AI 등을 활용한 다양한 계획을 이미 세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지난달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영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넷마블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