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이마트는 안전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매장 내 응급대응체계를 재구축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31일 계산대에서 근무하던 고 권미순 사원의 갑작스러운 심정지 사망 사고와 관련해 유가족의 뜻을 수용한 것이다.
이마트는 매년 외부전문기관을 통해 진행하던 심폐소생술 교육 이수 대상을 매장의 안전책임자인 점장, 관리책임 역할을 맡는 팀장, 파트장 등으로 확대한다. 이들은 오는 6월까지 교육을 이수할 예정이다. 야간 시간 등 안전관리자 부재 시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상황에 대한 대비 능력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또한 이마트는 심정지 환자가 발생할 경우 119 구급차량이 도착하기 전까지 누구든지 환자를 도울 수 있도록 자동 심장충격기도 확대 도입한다. 다음달 말까지 전국 이마트 점포와 물류센터에 자동 심장충격기가 설치될 예정이다.
매장 전반의 응급처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 직원 대상 위급 환자 대응 방법과 구급장비 사용법에 대한 교육도 보강 실시된다. 특히 심폐소생술의 경우 인체 모형과 유사한 실습도구를 점포별로 비치하고 매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자체 심폐소생술 훈련을 반복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마트는 게시판, 사무실, 직원식당 등에 응급처치 요령에 대한 포스터를 부착해 안전 교육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기로 했다. 이마트는 갑작스러운 동료의 사망사고를 겪은 구로점 사원들의 심리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이마트의 사원보호 프로그램인 e-케어 프로그램으로 심리상담도 지속한다.
김맹 이마트 인사담당 상무는 "이마트는 가족처럼 근무해온 직원의 심정지 사고에 대해 유가족에게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며 "유가족의 뜻에 따라 근무하는 직원들과 방문 고객들이 모두 안전한 환경에 있을 수 있도록 더욱 고민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이마트 구로점에서 캐셔로 근무하던 직원 권미순씨는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이마트의 초기 대응이 부족했다고 지적했고 이달 2일 규탄 시위를 벌였다. 이마트는 시위에서 노조가 기물을 파손하고 폭력을 행사한 점, 사회적 통념을 넘어선 지나친 주장을 한 점 등을 들어 노조를 명예 훼손 및 과격 시위 혐의로 고소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응급대응체계를 구축한 것은 고 권미순 씨의 유족들이 제안했기 때문"이라며 "이것과는 별개로 마트산업노조의 고소는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트산업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사과, 안전업무 외주화 중단 등을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마트의 응급대응체계 구축에 대해 "대응체계를 꾸리겠다고 한 것은 진정성 있는 조치가 아니다"라며 "현장에서 책임을 통감하고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마트는 사망한 구로점 직원 유가족의 뜻을 수용해 매장 내 응급대응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