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돈 버는 공식 깨진다

자체 상품 매출로 고정비 부담 커져…경쟁심화에 불가피

입력 : 2018-04-02 오후 2:32:43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대형마트 ‘돈 버는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매장 수수료만 취득하고 고정비 부담은 적은 게 전통적 수익구조였다. 그러다 자체개발 상품(PB) 영역에 발을 들인 이후 그런 강점이 희석되는 추세다.
 
이마트는 별도 기준 지난해 매출이 6.7% 증가한 14조470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384억원으로 0.8% 증가에 그쳤다. 최근 수년간 이런 흐름으로 영업수익성이 저하되는 모습이다. 그 속에 고정비가 증가해 재무 부담을 키우고 있다. 재고자산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5년 8.1%, 2016년 5.7%, 2017년 8.9%씩 올랐다. 매출원가, 판매관리비, 매출채권도 비슷한 오름세다. 입점방식인 대형마트는 고정비 부담이 적은 업종이다. 매장 내 상품은 입점기업 소유물로 재고에 잡히지 않는다. 그러다 노브랜드, 피코크 등 PB 상품이 확대돼 부담이 커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구조적으로 대형마트는 운전자본이 마이너스를 유지해왔다. 현금흐름이 원활하다는 의미다. 고정비가 늘면 이런 기능은 약해진다. 이마트는 고정비가 늘었지만 다른 지표가 양호해 운전자본은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는 -7564억원으로 전년(-6715)보다 오히려 개선됐다. 상품권과 매입채무(외상결제) 등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상품권은 부채로 잡히지만 매출이 이뤄질 확률이 높아 긍정적이다. 매입채무는 바게닝파워를 입증한다. 대형마트와 중소 납품업체간 갑을관계를 고려하면 사회적 측면에선 부정적일 수 있다.
 
이마트는 올해도 PB상품을 확대할 방침이다. 매출 기여도가 커지면서 사업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PB상품 피코크 전문점을 하반기 서울 시내 오픈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온라인쇼핑 경계도 허물고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각사 온라인사업부문을 물적분할 후 합병해 별도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같은 신사업은 소비자 소비패턴 변화, 온라인쇼핑, 해외직구 등으로 업계 경쟁 강도가 심해지는데 따른 생존전략이다. 하지만 고정비 증가 부담과 더불어 중소상인 영역 침범 논란이나 진입장벽이 낮아 가격경쟁에 노출되는 리스크도 안게 된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 파트너사 채용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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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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