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지난달 4개월 만에 기업회생절차를 조기 졸업한 한경희생활과학이 신제품을 출시하며 재도약을 선언했다. 한경희생활과학은 1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탁소 성능의 초고압 스팀다리미 '듀오스팀(GS-7000)'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한경희생활과학에 따르면 '듀오스팀'은 스팀다리미와 열판다리미가 모두 가능한 2 in 1 스팀다리미다. 4바(bar·기압 단위)의 고압력으로 세탁소 다리미만큼 강력한 스팀분사력을 갖춘 게 특징이다. 옷감의 구김을 손쉽게 펼 수 있으며, 그간 소비자들이 기존 스팀다리미 사용 시 아쉽게 느꼈던 부분을 보완해 칼주름 다림질까지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이날 직접 신제품 시연을 한 한경희 대표는 "스팀다리미의 완결판이라고 할 만큼 자신있게 선보이는 제품"이라며 "출근 준비로 바쁜 시간에도 1분이면 상하의를 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희생활과학은 직접판매(네트워크판매), 렌털 방식 등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다가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500~600명의 방문판매 조직을 꾸렸다. 직접판매 방식으로 신제품 스팀다리미를 포함해 물걸레청소기, LED(발광다이오드) 마스크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회사가 재정 위기에 빠진 이유 중 하나는 제품을 대량으로 제조한 뒤 유통에서 막혀 재고가 쌓인 게 크다"며 "품질 좋은 제품을 적정가를 유지하면서 공급하기 위해서는 직접 유통하는 게 필요하다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홈쇼핑 등 대량 판매 채널이 비용이 과도하게 들어 이윤 보장이 어렵다는 점도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물걸레의 경우 패드는 정기적인 교체와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한 달에 9900~1만5900원 렌털로 지불하면 한경희가 모든 청소를 책임져준다는 생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지 4개월 만에 졸업한 한경희생활과학은 이번 신제품 출시 등을 앞세워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한 대표는 "회사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도 직원과 고객의 지지와 신뢰로 큰 용기와 힘을 얻을 수 있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서 향후 고객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들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경희생활과학 측은 올해 영업이익 10억원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목표를 밝혔다.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흑자로 전환해 재무구조가 나쁘지 않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지난 1999년 설립된 한경희생활과학은 스팀 청소기로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창립 10년 만인 2009년에는 매출 975억원 영업이익 88억원 등으로 매출 1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사세가 커졌다. 하지만 사업다각화, 미국 진출 실패 등으로 위기를 겪었고 자본잠식에 빠져 지난해 11월 기업회생절차를 밟았다. 기업회생절차에도 신제품 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았을 만큼 한 대표의 재기 의지는 강했다. 또 다른 신제품인 무선물걸레청소기의 경우 TV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서 방송인 이효리씨가 사용하면서 판매가 급증한 상황이다.
한경희생활과학 한경희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