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한샘(009240)이 7년 전 단종된 서랍장에 대해 리콜을 실시하고 있지만 회수 조치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측은 판매가 중단된 지 오래된 상품이어서 리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제품 회수를 위해 기한 연장 등의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11일 국가기술표준원과 한샘 관계자에 따르면 한샘이 리콜을 진행 중인 '코모7002' 서랍장의 회수율이 부진하자 국표원은 한샘 측에 리콜 건수를 늘리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해당 제품은 2006년 11월부터 2010년 8월까지 1만4446대가 팔린 서랍장으로, 지난 2월14일부터 오는 13일까지 2개월 동안 리콜이 예정돼 있다.
국표원 관계자는 "신문 광고를 포함해 어떤 방식으로 리콜을 알릴지는 리콜을 실시하는 회사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리콜 권고가 결정되면 기본적으로 한샘이나 국표원 홈페이지에 공표하도록 돼 있는데 리콜 건수가 적어서 최대한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국표원은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특정 제품에 대해 리콜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리콜 권고 결정을 내린다. 만약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명령 조치를 내리는데, 이번 사안은 회사가 리콜 권고를 받아들인 만큼 명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
해당 제품은 작년 6월 국표원에 해당 제품의 전도사고로 다리에 멍이 들었다는 신고가 들어온 뒤 조사를 거쳐 리콜 권고 결정이 내려졌다. 앞서 2016년에 고객이 한샘에 사고 사실을 신고했고 구매 전액 보상을 요구했다. 이후 회사와 협의를 진행하던 과정에서 국표원에 관련 내용이 신고됐다는 게 한샘 측 설명이다.
한샘 관계자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개정 이후에는 강화된 기준에 따라 제품을 검수해서 유통시키고 있다"면서 "8년 전에 단종된 해당 제품의 경우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사건이 발생한 이후 안전기준이 소급적용되면서 리콜 결정이 내려져 회사는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서랍장 안전성 문제는 2016년 해외에서 이케아 말름 서랍장이 전도돼 어린아이가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부터 불거졌다. 국내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없지만 서랍장 전도로 어린아이가 부상당하는 등의 신고가 접수되자 국표원은 이케아와 한샘을 포함한 주요 가구업체들이 유통하는 서랍장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고, 지난해 서랍장과 관련된 안전성 기준도 강화했다.
한샘은 오래 전에 판매된 제품이어서 당시 구매 고객에게 리콜을 알리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샘 관계자는 "지난해 리콜이 진행됐던 모모로 서랍장의 경우 회수율이 40%에 이르렀지만 이번 건의 경우 10년 전 고객정보를 바탕으로 안내하고 있기 때문에 연락이 닿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회수율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리콜 기한이 만료되는 13일 이후 회수율을 밝힐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제품 리콜 기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만큼 회사는 기간 연장을 포함해 고객들에게 관련 내용을 적극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판매가 많이 됐던 제품이어서 고객들에게 일일히 전화를 돌려도 2개월이라는 기간이 짧았다"면서 "제품이 판매되고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고객 피해가 접수됐고 향후에도 문제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구매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내용을 알리기 위해 기한 연장을 포함해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한샘이 7년 전 단종된 서랍장에 대해 리콜을 실시하고 있지만 회수 조치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상암 한샘 사옥 전경. 사진/한샘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