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실질적으로 움직여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북한의 핵폐기 의지가 ‘기만술’일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다.
15일 청와대에 따르면 남북은 이번 주 2차 고위급회담을 열고 지난달 29일 매듭짓지 못한 정상회담 의제설정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회담 우선의제는 단연 비핵화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는 5월 말 또는 6월 초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어질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 나름의 해법을 갖고 접근 중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12일(현지시간) 존 볼턴 신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후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평화적 달성을 위한 여러가지 방안들에 관해서 폭넓은 의견 교환을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놓고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한 포럼에서 “김정은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합의한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찾아가서 비핵화를 언급했다”며 “일부에서는 이를 기만으로 보는데, 이렇게까지 폭을 넓혀서 뒷감당 못하게 만들 수가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외교가에서는 북미 정상회담 실무접촉 과정에서 북한이 비핵화 대가로 체제안전 보장을 요구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북한이 관영매체 등을 통해 선대 유훈관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비핵화 표현을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북한의 ‘유훈 관철’ 강조는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며 “비핵화로 갑자기 정책 방향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북한 주민들이 받을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 전까지 비핵화의 개념을 ‘핵없는 북한’으로 하기 위한 공동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