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교육기업들이 베트남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국내 사교육시장에는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교육 업체들은 높은 교육열이 매력적인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6년 61만명가량인 고등학교 졸업생은 2026년 45만명으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지난해 한국은 연간 신생아 수 40만명 선이 처음 붕괴되는 등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추세다.
저출산, 학령인구 감소 속에 교육기업 실적은 정체 국면이다. 대교는 지난해 매출 8122억원으로 2012년에 비해 6%가량 줄었다. 웅진씽크빅은 지난 2014년 6429억원, 2016년 6240억원, 지난해 6243억원 등으로 제자리에 멈춰있다. "학령인구 감소 속에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2배 이상으로 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교육업체들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전략 중 하나로 해외시장 진출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특히 베트남이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학습지, 교육업계 1위 교원그룹은 올해 하반기 해외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국내 교육기업 중 처음으로 지난해 8월 베트남 정부가 100% 지분을 소유한 국영기업과 아동용 교육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스마트 영어 학습 프로그램인 '도요새잉글리시'가 올해 9월 현지에 론칭된다. 교원은 'IT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학습 시스템인', '주 1회 영어 전문 선생님과 1:1 화상 수업' 등 교육 플랫폼 자체를 베트남에 수출하는 형태로 시장에 진출한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이번 해외 진출은 단순 저작권 수출이 아닌 베트남 현지 국영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한국형 학습관리 시스템이 해외에 진출하는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영어교육기업 청담러닝은 학원 프랜차이즈사업으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지난 2015년 11월 현지 교육업체와 손잡고 하노이에 에이프릴어학원(APAX) 1호점을 냈다. 청담러닝에 따르면 현재 55개의 가맹점이 베트남에 문을 열었고, 수강생 수는 2만4000여명에 이른다. 청담러닝 측은 "글로벌 기업, 현지 파트너와 연계해 지역 특성을 고려한 현지 맞춤 전략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세계 전역을 목표로 해외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웅진씽크빅의 경우 베트남을 중심으로 여러 나라를 두고 해외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 내부적으로 해외진출은 필수라는 공감대가 있다고 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해외진출에 대한 가시적인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편 메가스터디의 자회사 메가넥스트는 지난해 4월 베트남에 합작법인을 세우고 직무교육 콘텐츠 수출 사업을 시작했다.
교육업체들이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높은 교육열과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윤보나 베트남 호치민무역관의 '베트남은 지금 인구 황금기' 자료에 따르면 1980년, 1990년대생인 베트남의 20~30대는 핵심 소비자층으로 베트남 전체 인구에서 35%를 차지하는데, 교육 경험이 많은 이들 계층은 자녀교육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교육열을 지니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14세 미만 인구는 2200만명 규모로 한국보다 3배 이상 많아 교육기업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15일 "베트남 교육시장은 높은 인구 성장률, 영어에 대한 높은 교육열, 부족한 현지 교육 인프라 등을 고려한다면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교육기업들은 향후 베트남 시장에서 사업 규모를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높은 교육열 등으로 베트남은 국내 교육기업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사진은 베트남에 수출 예정인 교원그룹의 도요새잉글리시. 사진 제공=교원그룹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