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현대백화점 "홈퍼니싱 격전, 프리미엄·맞춤형 차별화로 승부"

윌리엄스 소노마 매장 확대…맞춤형 가구 '비스포크 퍼니처' 콘셉트에도 집중할 것

입력 : 2018-04-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유통업계의 홈퍼니싱 시장 경쟁이 불붙었다. 틈새, 차별화 전략도 불꽃튄다. 현대백화점은 천호점에 초대형 홈퍼니싱 전문관을 열었다. 가열되는 경쟁 구도에 대응해 본격적으로 팔을 걷는 행보다. 통계청 추산 12조원 규모의 홈퍼니싱 인테리어 시장이 오는 2023년 18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업계의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리바트를 인수하며 리빙 사업에 속도를 냈다. 롯데가 아울렛과 이케아의 시너지를 노리는 전략을 취한 데 이어 올초엔 신세계가 까사미아를 인수했다. 18일 현대백화점 본사에서 만난 김규태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리빙팀 선임 바이어(사진)는 "리빙 편집숍의 긴 운영 경험과 프리미엄 브랜드 유치로 충성 고객들의 수요를 채워줄 것"이라며 "홈퍼니싱시장은 아직 오프라인 중심이지만 온라인 고객들을 오프라인으로 유도하기 위해 맞춤형 가구인 '비스포크(Bespoke)' 서비스를 확대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규태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리빙팀 선임 바이어는 프리미엄 브랜드뿐 아니라 온라인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유도하기 위한 비스포크 퍼니처로 치열한 홈퍼니싱 인테리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현대백화점
 
-천호점에 오픈한 초대형 홈퍼니싱 전문관은 현재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천호점 9층에 2650㎡(800평) 규모로 홈퍼니싱 전문관을 리뉴얼 오픈했다. 앞서 연초 10층에도 리빙관을 오픈해 리빙 채널을 2개층으로 그랜드 오픈한 것으로, 천호점은 총 5300㎡(1600평) 규모의 리빙·홈퍼니싱을 운영하게 됐다. 현대백화점 15개 전 점포 중 가장 큰 규모다. 천호점 자체가 증축돼 넓어졌지만 특히 리빙에 주목한 것은 이 지역 경제와 관련이 있다. 강동구는 최근 재건축이 활발해지면서 주택이 고급화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고급 인테리어 상품기획(MD)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고객 트렌드를 반영해 각 상품군별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엄선했다. 프리미엄 가전업체 '다이슨'과 협업해 일반 제품에 비해 10배 가량 비싼 핸드드라이어를 매장에 놓았고, 헤어 연출을 시연해볼 수 있는 프리미엄 헤어숍 '에코자뎅', 체형에 맞는 기능성 베개를 맞춤 제작하는 '로프티' 등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30여개 국내외 유명 가구·침대 브랜드도 선보일 계획이다. 홈퍼니싱 전문관을 연 이후 리빙 매출이 30% 증가하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수준 높은 상품 연출과 매장 구성을 내세워 1인 가구뿐 아니라 가족 단위 고객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매장으로 키워나가고 싶다.
 
-지난해 윌리엄스 소노마사와 국내 독점 판권 계약을 맺은 후 브랜드 매장이 확대되고 있는데.
 
리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윌리엄스 소노마에 대한 구매욕구가 강할 것이다. 업계의 관심도 높다. 현대백화점이 제조·물류 기반을 갖춘 리바트는 물론 백화점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어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케아와 비교하자면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하는 것이다. 유학생 등이 잠시 머무는 공간에 쉽게 소비하는 가구 콘셉트와는 정반대로, 나의 공간을 제대로 갖춰 평생을 사랑하며 생활하는 콘셉트의 리빙 MD라고 볼 수 있다.
 
윌리엄스 소노마 그룹의 보유 브랜드 중 윌리엄스 소노마, 포터리반, 포터리반 키즈, 웨스트 엘름 4개 브랜드를 국내에 선보였다. 윌리엄스 소노마는 프리미엄 주방용품·가전 등을 주력상품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포터리반은 가구·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다. 포터리반 키즈는 유아동 가구와 소품을 전문으로 하는 프리미엄 키즈 홈퍼니싱 브랜드다. 웨스트 엘름의 경우 트렌디한 가구와 생활소품을 내세워 미국 현지에서 젊은 고객들에게 유명세를 얻고 있다.
 
현재 현대백화점 목동점, 천호점, 대구점 등 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10월 오픈한 WSI 플래그십스토어 논현전시장 등을 포함하면 전국 13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향후 10년간 30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리바트라는 든든한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는 강점이 있다. 그 흐름이 윌리엄스 소노마로까지 이어졌다. 타사에 비해 충성 고객 비율이 높다는 점도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 홈퍼니싱 스타일의 배경이 됐다.
 
-프리미엄 생활용품 편집숍 'HbyH'도 운영하는데, 어떤 콘셉트인가.
 
HbyH(홈 데코 바이 현대)는 지난 10년간 운영 경험을 쌓았다. 현대에서 직접 소싱하는 홈데코 용품들 시계, 욕실용품, 테이블용품 등 소품을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하고 있다. 합리적인 프리미엄을 지향해 럭셔리하지만 고가로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을 주지는 않는 방향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현재 백화점 기준 8개 편집숍이 운영되고 있다.
 
-1인가구나 신혼부부 등 최근 고객들에게 관심을 모으는 홈인테리어가 있다면.
 
요즘은 '스칸디나비아' 스타일 인기가 가장 뜨겁다. 간결한 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높아 대중적 스타일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제품에 비해 사이즈가 작아 한국의 생활구조에도 잘 어울릴 수 있었다. 1인 가구를 겨냥해서는 온라인에서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을 지향하는 게 눈에 띈다. 신혼부부도 마찬가지다. 가족 단위에서는 구성원이 늘어나는 데 따라 기능 중심의 상품들로 리빙 스타일이 바뀌게 된다. 최근에는 편리함을 지향하는 욕구가 높아지면서 침대 매트리스가 기존 스프링 매트리스 외에 폼 매트리스, 모션 배드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는 게 특징이다. 
 
-홈퍼니싱 시장이 커지면서 업계간 경쟁도 치열해진다.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으로 집을 꾸미는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가 뭐라고 보나.
 
역설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 때문에 리빙 시장이 위축될 거라는 시각이 많았지만, 인구 감소보다 가구수 증가가 더 중요한 변화로 작용하면서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할 리빙 상품이 그만큼 늘어나게 됐다. 환경적, 사회적 영향도 있다. 이상기후나 미세먼지로 인해 외부활동을 자제하게 됐고,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문화가 확산하면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큰 변화다. 소득수준도 향상됐다. 신규 아파트가 얼마나 증가했는지도 중요한데 강남권 재건축이 지난해와 올해 활발하게 진행된 점은 최근 시기적으로 영향이 크다. 
 
-홈퍼니싱 시장은 아직 오프라인 기반이 더 탄탄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에서는 온라인 시장 확대에 맞춘 변화도 나타나고 있는데 준비 중인 계획이 있다면.
 
홈퍼니싱은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이 맞다. 고객이 직접 소재와 크기를 눈으로 보고 만져보는 등 체험을 한 후에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는 온라인을 우선 접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오프라인으로 유도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주문형 맞춤 가구를 의미하는 이른바 '비스포크 퍼니처(Bespoke Furniture)'가 우리가 지향하는 서비스다. '비스포크 스튜디오' 매장을 열어 고객의 주문에 맞춰 사이즈, 소재 등을 후제작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 그동안 수제작 가구 브랜드 '카레클린트'와 협업해 진행을 많이 했는데, 앞으로 이런 스타일의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객들이 원하는 가구를 그때 그때 가공해서 소재, 사이즈, 부자재 등을 맞춤으로 제작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커스터마이징하는 MD를 전개하는 데 주력하고 싶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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