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주택연금에 현재 적용된 장기적인 주택가격의 상승률이 과대 추정돼 있어 주택가격과 연동된 정부의 주택연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주택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주택연금제도는 중장기 주택가격 상승률을 2.1%로 가정하고 설계돼 있지만 인구사회적 변수와 경제성장률 전망 등을 고려해 분석하면 향후 연평균 –0.33%~0.66%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장기 명목주택가격이 –0.33%의 상승률을 보일 경우 정부재정으로 부담해야 할 손실규모는 2044년 최대 7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만약 장기적으로 명목주택가격이 0.66% 상승률을 기록하면 최대 4조5000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또 주택의 기대가격이 하락해 주택연금 가입률이 높아질 경우 정부부담이 추가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택연금 가입건수는 2017년 4월 기준 총 3만8451건, 주택금융공사의 연금보증 공급금액은 46조17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KDI는 현재 주택연금모형을 재검토하고 주택연금의 활성화와 동시에 지속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 균형 있게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먼저 주택금융공사가 주택가격의 중장기적 추세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정밀한 분석을 통해 주택연금모형을 정교히 설계하고 이에 맞는 주택연금 산정액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모형의 정교한 설계를 위해 지역별 차별성을 보이는 주택가격을 반영해 기본적인 주택가격 상승률에 대한 전제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현재까지 주택연금가입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별 주택가격 추이를 반영한 차별화된 주택연금액을 산정하는 방안을 단기적으로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정부의 경우 중장기적인 주택가격의 하락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주택연금제도의 활성화와 지속가능성을 균형 있게 도모하는 방안을 동시에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2016년 말 기준 주택연금 가입률이 0.88%에 그치는 상황이므로 이를 제고하기 위한 주택연금에 대한 일반국민의 인식을 높이는 동시에 중장기적 주택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주택연금 산정방식을 더욱 정교화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송인호 KDI 국토·인프라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현 시점에서 주택연금상품이 향후 주택가격의 추세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지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주택가격의 하락가능성에 대비해 주택금융공사가 담보주택을 일괄적으로 일시에 매각하는 현재의 처분방식 대신 주택의 활용 및 매각에 있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