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중소기업정책협의회'를 신설하고 상시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기부는 다양한 현장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협의를 통해 기구를 구체화하고 정책에 반영하기로 했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26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소기업 회원사 대표 20여명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히고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 실현을 위해 대·중소기업이 힘을 합쳐 지난 30년 간 축적된 양극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신설되는 정책협의회는 대한상의의 건의를 중기부가 수용한 것이다. 홍 장관은 "정부 정책이나 대응이 완벽하다고 할 수 없지만 현장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해서 적극 해결하는 것이 이번 정부의 특징"이라며 "중소기업인의 요구에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중기부 소명인 만큼 앞으로도 현장 소통을 강화하면서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간담회에 앞선 인사말에서 "세계경제 회복세로 우리 경제가 나아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회복의 온기가 경제 전반에 퍼지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회원사의 97%가 중소기업인 대한상공회의소와 중기부가 정책 측면에서 협력 여지가 많다고 본다. 정책협의회가 소통창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여러 현안을 논의하고 그 결과가 정책으로 연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인들은 신산업 추진을 위한 규제 혁신,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중소기업 인력난 등 노동현안에 대한 경영애로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홍 장관은 "국회에 발의된 규제혁신 5법(지역특구법, 정보통신융합법, 산업융합촉진법, 금융혁신지원특별법, 행정규제기본법) 통과를 위해 범 정부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 신산업 추진을 지원하고, 민관합동 규제 해결방식을 통해 분야별 규제를 일괄 해소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의 부담 완화를 위해 카드수수료를 인하했고, 일자리 안정자금과 그밖의 사회보호제도를 통해 추가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며 "현장 기업인들이 일자리 안정자금보다 강력한 지원을 요구하는 데 대해 추경 편성을 포함한 대책을 마련했다. 이번 자리에서도 좋은 의견이 나오면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힘을 합쳐 개방형 혁신성장을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과거 한국은 대기업 중심 혁신 성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도성장을 이뤘지만 세계화와 기술 진보로 소수 기업의 독점 구조가 형성되며 90년대 후반부터 쇠락의 길을 걸었다"며 "이제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는 게 이번 정부의 생각이다. 소득주도, 혁신, 공정경제라는 세 가지 성장 전략을 통해 한국 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도록 대·중소기업과 정부, 대학, 민간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소득주도 성장은 한계소비성향이 낮은 집단에서 높은 곳으로 자원을 옮긴다는 케인지안 방식으로, 일자리 주도성장은 그 가운데서도 소득을 늘려 인적자원에 투자해야 한다는 경제학 원리에 부합하는 정책"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투자하는 것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소득을 늘리는 동시에 일자리를 늘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는 이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 장관은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남북·북미 관계가 잘 진전돼서 대한상의와 중기부가 함께 북한 발전과 남한 중소기업인들의 북한 진출을 위해 앞장서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개성공단 재개는 비핵화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중소기업 회원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현옥 상훈유통 대표이사, 정기옥 엘에스씨푸드 회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국현 이니스트팜 대표이사. 사진/중소벤처기업부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