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사업재개 꿈 무르익는 개성공단 기업인들

"의제 채택 안 됐지만 정상회담 이후 좋은 결과 기대"

입력 : 2018-04-27 오후 4:38:00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가운데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의 사업재개 꿈도 무르익고 있다. 입주기업인들은 한 목소리로 "개성공단 재개가 기대된다. 빠른 시일 안에 좋은 날이 올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일 입주기업인들은 새벽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입주기업인 20여명은 어둠이 걷히기 전인 오전 5시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 모였다.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플래카드에 담아 문재인 대통령의 판문점행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입주기업인들이 준비한 플래카드에는 '한반도신경제지도 개성공단 정상화로부터'라는 글씨가 뚜렷하게 새겨졌다. 이들은 문 대통령의 이동 경로에 있는 서울정부청사 창성동 별관 바로 앞쪽에 자리를 잡았다. 입주기업인들과 10m가량 거리의 환영인파와 인사를 나눈 문 대통령은 차량에 올라타려다 발길을 입주기업인 쪽으로 돌려 입주기업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입주기업인들은 "대통령님 파이팅", "잘 다녀오십시오", "힘내십시오"라고 외쳤고, 문 대통령은 "잘하고 오겠다"고 답했다. 일부 입주기업인의 눈시울은 붉어지기도 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이 남북정상회담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지난 2016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두 지시로 공단이 멈춘 지 2년 이상이 흐르면서 현재까지 1조5000억원이 넘는 피해액이 발생한 탓이다. 자식같은 기계·설비를 공단에 남겨두고 떠나온 입주기업인들은 하루 빨리 공단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 입주기업은 현재 123곳이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신한물산 대표)은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개성공단 재가동의 모멘텀이 될 기회가 있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 위원장은 "정상회담 이후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비하겠다"며 "공단 재가동이 결정되면 2개월 내에라도 정상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 기획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창근 에스제이테크 대표는 "개성공단 재개 등 경제협력은 공식 의제로 채택되지 않았지만 남북정상회담 성공으로 남북관계가 잘 풀리게 되면 개성공단 문제는 자연스레 풀리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경주 석촌도자기 대표는 "정상회담이 잘 진행돼 개성공단이 꼭 다시 열릴 수 있으면 좋겠다. 기대가 정말 크다"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 비대위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 124곳(응답 101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약 96%가 재입주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 비대위원장은 "조건 없이 입주하겠다는 기업은 26%, 기반 조건이 해결되면 입주하겠다는 기업이 70%가량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서진 비대위 상무는 "개성공단 국제화, 공단 중단 시 국회 동의 절차 명문화 등 입주기업인들이 안심할 수 있게 일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께서 후보시절부터 개성공단에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상회담을 하면서 공단 재개에 대한 희망이 누구보다 클 것으로 생각한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 있는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만남을 TV로 보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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