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문재인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케어를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의 양보없는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여 의료비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주장하는 반면, 의료계는 의료수가 정상화인 적정수가 보장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정치권에서도 재정 확보 등을 이유로 문재인케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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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발표한 문재인케어의 핵심은 2018~2022년 5년간 약 31조원을 투입해 비급여 진료항목을 전면 급여화해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높이겠다는 내용이다. 국민이 부담하는 의료비를 줄여 대부분 건강보험으로 흡수하겠다는 것이 골자로, 정부는 총 3800여개의 현 비급여 항목을 건강보험에 적용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은 의학적으로 필요가 있는 비급여 진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 등을 통해 국민에게 '의료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케어가 시행되면 선택진료비가 폐지되고, 미용·성형을 제외한 자기공명영상(MRI), 초음파 등 국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3800여개의 의료행위가 '예비급여'라는 이름이 붙어 건강보험제도 안으로 편입된다. 때문에 대다수 국민들은 의료비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정부 정책을 반기는 분위기다.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은 "의료계는 낮은 진료 수가를 주장하며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압박하면서 무수히 많은 비급여 진료항목으로 이윤을 극대화해 왔다"면서 "이러한 비정상을 오는 2022년까지 정상화 하는 것이 문재인케어이며, 아직은 미흡하지만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위한 첫 시도이기에 국민들은 커다란 기대와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문재인케어의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의사들의 반발은 거세다. 이들은 예비급여의 도입이 비급여 진료항목의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결과적으로 병원 수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우려를 안고 있다. 특히 정부가 내놓은 재정 확보 방식이 미흡하고 건강보험 재정도 부족한 데다, 급여화로 인해 1~3차 의료기관의 진료비가 별반 차이나지 않으면 의료체계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비급여의 급여화에 앞서 수가 인상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 재정 확보 등을 문제로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는 이유도 이같은 맥락이다.
의사단체의 대표격인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30일 결의문을 통해 "문케어는 건강보험 재정 확충 방안 등 현실적 뒷받침 없이는 실현 불가능한 정책"이라며 "정부가 졸속으로 문케어를 추진할 경우 의료체계의 근간이 붕괴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총파업 등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