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비트바이트는 기술로 인류의 소통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회사입니다. 키보드 솔루션으로 더 유쾌하고, 따뜻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수 있게 하는 연결고리가 되겠습니다."(안서형 비트바이트 대표)
지난 2016년 4월 개인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법인 전환을 준비 중인 '비트바이트'는 스마트폰에서 활용할 수 있는 키보드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드는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이다. 청소년 욕설 사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바른말키패드'와 이모티콘 콘텐츠 등을 자동 추천해주는 '플레이키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바른말키패드는 지난 2015년 9월 정식 출시됐다. 안서형 비트바이트 대표가 2014년 고등학교 1학년 당시 친구들과 사회문제 해결을 주제로 한 공모전에 도전한 게 계기가 됐다. 현재 누적 다운로드 16만건을 돌파했다. 스마트폰에서 키보드에 욕설을 입력하면 귀여운 이모티콘으로 자동 전환되는 게 핵심 기능이다. 자신의 욕설 사용 횟수를 데이터로 볼 수 있는 기능은 자신의 언어 습관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바른말키패드 사용자의 90%가 10대일 만큼 10대 청소년들의 반응이 뜨겁다. 안 대표는 서비스 개발 당시 같은 10대로서 청소년 관점에서 비속어 사용의 심각성을 느꼈고, 이 같은 문제의식이 창업의 밑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출시된 '플레이키보드'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목표로 비트바이트가 개발한 또 다른 키보드 서비스다. 사회문제 해결 공모전을 통해 탄생한 바른말키패드의 경우 수익 모델이 없었다. 플레이키보드로 첫 수익 모델을 만드는 게 비트바이트의 중요한 과제다. 안 대표는 "플레이키보드에 생활편의기능을 도입하고 수수료를 과금하는 방식의 수익구조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바이트의 비전은 기술로 인류의 소통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안 대표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빚어낼 긍정적인 변화에 관심이 많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비트바이트의 바른말키패드, 플레이키보드가 더 유쾌하고 행복한 커뮤니케이션이 되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고민도 계속해서 하고 있다.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의 스타트업, 사업에 대한 고민과 실행은 자신의 또래들이 처해 있는 사회 환경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이어졌다. 그는 "제 또래 청년들이 도전정신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무엇보다 창업을 반대하는 부모님, 미래가 걱정돼서 하고 싶은 창업을 하지 못하고 취업, 공무원 시험에 올인하는 사회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플레이키보드'를 적용해 스마트폰에서 '안녕'을 입력하면 이모티콘이 자동으로 나온다. 관련 이미지도 자동으로 추천돼 전송할 수 있다. 사진 =뉴스토마토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처음부터 창업을 준비로 시작한 일은 아니다. 비트바이트의 시작은 4년 전이었다. 2014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들과 사회문제 해결을 주제로 한 공모전에 도전했다. 10대들의 비속어 사용에 대한 심각성은 항상 느끼고 있었던 부분이다. 당시 친구 5명과 함께 공모전에 나갔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너무 잘 알고 있었고 문제의식이 있었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고, 바른말키패드 앱을 만들게 됐다. 그게 창업으로 이어졌다. 당시에는 학생 신분으로 사업이 목적은 아니었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목표였다. 바른말키패드 앱을 출시한 뒤로 반응이 너무 뜨거웠다. 누적 16만명 이상 내려받았다. 페이스북에 바른말키패드 소개 동영상을 올렸는데, '좋아요'가 수천개, 수만개 달릴 만큼 반응이 좋았다. SNS에 바른말키패드 스크린샷을 올리면서 오늘부터 욕을 줄이겠다고 공개한 경우도 있었다. 앱 사용으로 욕이 줄었다며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이메일로 많이 받았다. 가능성을 봤고 여기에 비즈니스 모델을 더하면 키보드 관련 앱으로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사업자 등록은 2016년에 했다. 당시 고등학생이라서 사업에는 집중하지 못했다. 직원을 채용해서 본격적으로 사업에 돌입한 건 1년 남짓이다.
비트바이트에 대해 설명해달라.
비트바이트는 스마트폰에서 활용할 수 있는 키보드 앱을 만드는 회사다. 2가지 제품이 있다. 바른말키패드는 10대 등의 온라인 욕설을 줄여주는 앱이다. 욕설을 입력할 경우 이모티콘으로 대체가 된다. 욕설 사용 횟수를 그래프로 보여주고, 알림으로 알려준다. 스스로 욕설 사용에 대해 경각심을 느끼도록 해준다. 부가적으로 '바른말 랭킹'도 있다. 누가 바른말을 많이 쓰는지 게임처럼 순위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전체 앱 사용자들의 랭킹을 볼 수 있고, 페이스북과 연동돼서 지인들의 바른말 랭킹도 엿볼 수 있다. 바른말실천을 잘하면 트로피도 얻을 수 있다. 바른말키패드 사용자의 90%가 10대다. 이중 70%가 여학생으로 집계됐다.
바른말키패드에는 160여개의 욕설이 등록돼 있다. 욕설 원형도 있고, 변형 욕설도 있다. 모든 욕설을 데이터베이스에 담기는 어렵다. 일부 욕설에 대해서는 사용자 제보를 받는다. 사용자가 직접 욕설을 추가해 사용할 수 있다. 제보 받은 욕설 개수가 3만개 이상이다.
올해 1월 출시된 플레이키보드는 입력 내용에 따라서 이모티콘 또는 콘텐츠가 자동으로 추천되는 이른바 '라이브테마' 기능이 있는 키보드 앱이다. 키보드에 '사랑해'라고 입력하면 하트를 보내는 캐릭터가 나타난다. 버튼 한 번으로 전송할 수도 있다. 캐릭터는 라이선싱 계약을 맺어서 쓰고 있다. 현재 군인, 연인, 귀여움 캐릭터 등 3가지 종류가 있다. GIF 기반으로 메신저 종류에 상관 없이 호환해서 사용할 수 있다.
'바른말키패드'는 욕설을 입력하면 이모티콘 등으로 자동 전환해주는 앱 서비스다. 사진은 앱 실행 중 화면. '개XX' 욕설에 대한 정의가 보인다. 사진=뉴스토마토
학업과 사업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사업과 학업을 동시에 하는 게 어려워서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지금 휴학 중이다. 작년에는 사업과 학업을 병행했다. 하나를 확실히 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데, 지난해에는 사업과 학업 둘 다 잘 못하는 거 같았다. 학교생활에 충실한 것도 아니고,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우선 하고 싶은 일인 사업을 선택해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지금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부모님은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지지해 주는 고마운 분들이다. 사업도 지지해주신다. 힘들 때 사업을 포기할까 하는 약한 마음이 들 때에도 절대 그러지 말고, 끝까지 해보라고 격려주신다. 큰 힘이 된다.
20대 스타트업 창업자로서 가장 어려운 점은.
같이 일할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좋은 사람을 찾기 어렵다. 회사를 같이 성장시킬 목표가 있는, 마음이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제 나이 또래에서 찾기가 정말 어렵다. 대부분 취업이나 공무원시험에 관심이 많은 반면 스타트업에는 관심이 적다. 몸이 바쁘고 해야 할 일이 많은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단독 대표로서 모든 짐을 짊어지고 회사와 직원을 책임져야 하는 문제는 심리적으로 힘들 때가 있다.
매출 수익구조는.
사회문제해결 공모전을 통해 나오게 된 바른말키패드는 수익모델이 없었다. 플레이키보드를 출시한 이유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다. 키보드 테마와 관련해서 유명 캐릭터 등을 제휴해 판매하는 모델이 있다. 키보드에 생활편의기능을 도입하고 수수료를 과금하는 수익구조도 고려하고 있다.
'바른말키패드' 앱에서 자신의 욕설 사용 횟수를 그래프로 볼 수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앞으로의 사업계획과 포부는 무엇인가.
플레이키보드를 핵심 비즈니스로 해서 2020년 누적 다운로드 1000만건, 연매출 45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플레이키보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서 올해 하반기 처음 수익을 내는 게 당면한 가장 큰 목표다. 올해 하반기 투자를 유치하는 것도 목표다. 2020년부터 해외로 진출할 생각이다. 동남아시아 쪽 사용자들을 겨냥해서 앱 서비스를 현지화할 생각이다. 아직 서비스 현지화 전이지만 전체 사용자의 10%가량인 해외 사용자 대부분이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일 만큼 동남아시아 쪽에서 반응이 좋다. 동남아시아는 케이팝 수요도 많다. 이를 이용해 연예인 관련 콘텐츠를 플레이키보드 내에서 만들어서 판매할 수 있다. 동남아시아는 인구도 많고 성장성도 높은 것도 장점이다. 서양과 다르게 우리와 디자인 면에서 유사한 정서를 지니고 있다.
창업을 고민하는 20대 청년 또래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제 또래 청년들이 너무 도전정신이 부족한 거 같다. 창업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부모님이 반대해서 못한다, 미래가 걱정돼서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조금 안타깝다. 어느 스타트업 대표님이 모 대학서 창업 강의를 했다. 관심이 있어서 직접 찾아온 학생들인데도 창업하겠다는 학생은 2~3명뿐이었다고 한다. 이게 현실인 거 같다. 물론 사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 사업은 일정 부분 다른 사람의 인생을 책임지는 일이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실패 가능성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크게 실패하면 직원, 투자자, 고객들 모두가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비트바이트의 비전은.
비트바이트는 기술로 인류의 소통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회사다. 비트바이트의 키보드 솔루션이 더 행복한 소통을 만드는 데 연결고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모티콘 자동 추천으로 지인과의 소통이 더 유쾌하게 되고, 바른말키패드로 비속어가 줄어 더 따뜻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다면 소통은 더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소프트웨어를 쭉 배웠고, 앞으로도 그럴 거 같다. 소프트웨어 기술로 탄생한 서비스로 사람들에게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가 궁금하다. 인간 관계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
안서형 비트바이트 대표는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휴학을 선택했다. 올해 처음 수익을 내는 것은 중요한 목표다. 그는 "키보드 소프트웨어 솔루션으로 유쾌하고 따뜻한 커뮤니케이션의 연결고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