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LCC 주가…에어부산·티웨이도 상장 채비

제주항공, 연초 대비 50% 올라…"진에어 이슈, 업계 영향 적어"

입력 : 2018-05-09 오후 4:32:2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주가가 연일 강세다. 빠른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제주항공(089590)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업황 호조에 힘입어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004870)의 주가도 오름세다. 또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이 연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어 LCC에 대한 리레이팅(가치 재평가)이 기대되고 있다.
 
9일 제주항공은 전일보다 1500원(3.07%) 오른 5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호실적에 제주항공은 이날 장 중 5만2000원을 터치하며 이틀 연속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연초 저점인 3만3650원(1월11일) 대비로는 50%나 상승했다.
 
제주항공의 1분기 매출액은 3085억원, 영업이익은 46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28.4%, 69.6% 증가했다. 일본과 동남아노선의 매출이 늘면서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달 말부터는 무안국제공항에서 오사카, 다낭, 방콕행 노선을 신규 취항해 2분기에도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지난 4분기에 이어 1분기까지 양호한 영업실적을 기록했다"며 "항공기 추가 도입을 통한 외형성장도 가능할 전망으로, 장기 성장성과 국내 LCC 선두주자의 프리미엄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004870)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티웨이홀딩스는 전일대비 100원(1.58%) 오른 642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중국 당국이 베이징, 산둥, 우한에 이어 충칭에서도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한다는 소식에 지난 8일에는 장 중 6780원까지 상승하며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티웨이홀딩스의 주가는 연초 저점인 3450원(1월12일) 대비 86% 올랐다.
 
다만 진에어는 항공면허 취소 검토 보도의 여파로 이날 4%대 급락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미국 국적 상태로 진에어의 등기이사를 맡아 항공법을 위반한 것과 관련, 진에어의 항공면허 취소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CC업체들의 항공 수송량 점유율은 국내선은 물론 국제선까지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공항 기준 국제선 LCC 점유율은 29%, 수송객 수는 207만300명으로, 지난해 3월보다 34.4% 증가했다. 이 기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대 국적사 수송객 수가 11.1% 증가한 것에 비하면 약 세 배 성장한 것이다. 지난해 전체 기준 LCC의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26%로 2016년 보다 7%포인트 증가했다.
 
국내 LCC 시장의 분위기는 하반기로 갈수록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하반기에도 고수익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고 진에어 또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국내 LCC시장 점유율 3위인 티웨이항공과 4위 에어부산도 연내 코스피시장에 상장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3월30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고 에어부산도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CC에 대한 기준은 양대 국적사와 달라져야 한다"며 "항공주의 고질적 디스카운트 요인은 실적이 외부환경에 민감한 점인데, LCC의 이익모멘텀은 지난해 한한령(한류 금지령)도 극복했던 것처럼 대외변수에 대한 내성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특히 유류할증료를 부과하거나 편리한 좌석을 위해 추가요금을 내도 LCC를 찾는 해외여행 수요가 꺾이지 않는 점을 봤을 때 LCC의 실적과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대한 눈높이를 높여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에어 이슈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CC 시장에서 특정 브랜드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가격과 시간 등 개인의 상황에 맞춰 항공권을 구매하는 편으로, 특정 LCC 브랜드를 타야 한다는 인식은 높지 않다"며 "(면허 취소 관련) 이번 이슈의 영향이 아예 없지는 않겠으나 오늘 급락한 만큼 여파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면허 취소 여부는 법리적 해석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경쟁업체의) 반사이익은 없을 것"이라며 "면허 취소 여부보다는 브랜드 가치가 훼손됐는데, 아직까지는 영업실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모기업 티웨이홀딩스, 진에어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주가가 강세다. 사진/제주항공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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