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분식회계 논란에 휘말린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대심제 신청에 금융위원회가 응할 것으로 보여 17일 열릴 감리위원회에서 금융당국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대심제는 분식회계 같은 회계부정이나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제재 과정에서 검사 부서와 제재 대상자가 동시에 출석해 일반 재판처럼 진행하는 것이다.
9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서울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양측의 의견이 크게 대립하기 때문에 대심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감리위원회에 대심제를 적용할 것을 요청했다. 분식회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적극 소명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지난 2월 '자본시장 제재 절차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제재대상자의 의견진술권 확대, 대심제 단계적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국민적 관심도가 높거나 과징금 규모가 100억원 이상의 큰 건에 대해 우선적으로 대심제를 시행토록 했다.
지난달 열린
동양생명(082640)의 육류담보대출과 관련해서도 대심제가 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바이오의 대심제 적용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금감원에 근무할 당시에도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대심제가 활발히 진행됐다. 대심제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며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만큼 대심제로 가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융위에 소위원회 구성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원회는 특정 사안을 좀 더 심도 있게 조사하기 위해 감리위원회 내에 구성되는 것으로 금융위는 쟁점이 복잡한 안건은 소위원회 제도를 활용해 사전검토를 활성화하고 심의위원이 필요로 하는 경우 증권선물위원회·자문위 심의 전 제재 대상자가 개별 심의위원에게 소명할 기회도 준다.
이에 따라 심의와 제재의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에는 감리위가 17일 열린 뒤 애초 23일 증선위에서 징계가 최종 결정될 수 있다는 예상도 있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대심제가 꼭 삼성 측에 유리한 것은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소명할 기회가 생긴 것"이라며 "회계처리방식이 가장 큰 쟁점인 만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